16.4% 파격 인상 결정 후 자영업자 사업 포기 등 잇따라 국민 상대로 ‘정책 실험’ 안 돼충분히 예견됐던 사안이다.

정부 최저임금위원회가 15일 내년도 최저임금 16.4% 파격 인상을 결정한 뒤 벌써 부작용이 가시화하고 있다고 한다.

인건비 부담을 우려해 장사를 포기하거나 상가를 팔려고 내놓는 자영업자들이 잇따르고 있다는 것이다.

무인기기 제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 발표 이후 음식점과 PC방을 중심으로 무인계산기 설치와 문의가 크게 늘고 있다.

무인계산기 도입률이 40%를 넘어선 패스트푸드 업계를 중심으로 기계가 사람을 대체하는 현상이 가속화할 전망이다.

일자리 창출을 내세운 문재인정부의 고용정책을 거스르는 현상이 아닐 수 없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아르바이트생들의 고용 불안도 커질 것이라고 한다.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인 ‘알바천국’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아르바이트 고용주 10명 중 8명은 내년엔 아르바이트생 고용을 줄이겠다고 했다.

이들 10명 중 7명은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에 불만을 나타냈다.

과도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비판은 그제 여야 4당 대표의 청와대 회동에서도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박주선 국민의당 비대위원장이 우려를 표명하자 "1년 해보고 성과를 살펴본 뒤 속도를 조절할지, 이대로 갈지 결론을 내리겠다"고 답했다.

정부의 경제정책은 한번 시행되면 그 영향이 전 산업으로 확산되게 마련이다.

그런 만큼 정책 결정은 시행되기 전에 미리 검토해야 한다.

1년 후에 속도를 조절한다면 이번 최저임금 여파로 일자리를 잃은 아르바이트생들과 기업들의 피해는 누가 보상할 것인가.대통령이 언급한 속도 조절도 말처럼 쉽지 않다.

시간당 최저임금 1만원 고지를 향해 가속기를 밟기 시작하면 되돌리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이화여대의 갈등이 반면교사다.

이 대학 청소·경비·시설관리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현재 6950원인 시급을 정부 내년 인상안보다 많은 7780원으로 당장 올려줄 것을 요구해 관철시켰다.

최저임금 인상은 저임금 근로자의 소득을 높여 분배의 정의를 실현한다는 선의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그 파장과 후유증을 간과하면 오히려 화를 부를 수 있다.

2020년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이다.

과도한 인상에 따른 폐해가 이미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일단 한번 해보고 나중에 고치자는 것은 무책임 발언으로 들릴 수밖에 없다.

정부는 국민을 상대로 정책 실험을 하려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