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수사(修辭)로 이해하면 그만이다.

정치인의 언어로 치부하고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

'존경하는' 금배지 얘기이니 말이다.

그런데 지워버리기가 쉽지 않다.

결국 '쿠데타’라는 용어 때문에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을 다시 쳐다보게 된다.

부산 사상구에서 재선(18·20대)에 성공한 장 의원(51)의 정치여정은 다소 남다르다.

정치 선택지를 과감하게 드러내는 색깔과 성깔이 눈에 종종 띄면서 여론의 조명도 받는다.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고, '최순실 게이트'가 터지자 새누리당에서 나와 바른정당 창당에 합류하고, 이후 바른정당에서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복당하는 일련의 과정은 간단치가 않다.

지난 7월에는 "한국당 입당이 내 삶 전체에서 가장 큰 오점"이라며 재탈당 등 특단의 조치를 취할수 있음을 내비쳐 보수층의 시선을 확 끌기도 했다.

그같은 색깔과 성깔이 정치인의 긍정적 자산일지는 모르겠으나 스타일과 언변이 아무튼 독특하다.

그러다보니 가족사 때문에도 구설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장제원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대법원장 후보 인사청문회에서도 그의 색깔과 성깔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장제원 불씨'가 정국의 논란거리로 비화되지 않을까 국회안팎에서 주시할 정도다.

지난 12일 열린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58 )청문회에서 장 의원은 김 후보자가 대법원장으로 지명된 것을 두고 "예를 들어 춘천경찰서장이 경찰총수가 되고, 육군 준장이 (참모)총장을 하는 것이다.춘천지검장이 검찰총장을 하는 격"이라며 "이런 것들은 쿠데타 이후나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쿠데타 이후에나 가능한 인사형태라는 것이다.

장 의원은 김 후보자의 경력이 대법원장이 되기에 부족하다는 의미에서 '경찰총수' '검찰총장' 등을 거론했음직 하다.

하지만 김 후보자는 자격요견면에서 결격 사유가 없다.

법원조직법은 '대법원장과 대법관은 20년 이상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이나 별도 자격 요건을 갖춘 이들중 45세 이상의 사람중에서 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김 후보자는 1983년 사시합격후 1986년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직을 시작으로 현재 춘천지방법원장까지 31년간 법관으로 재직중이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이 장 의원의 언행에 발끈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대법원장 인사정책이 쿠데타적 발상이라고 교묘하게 비난하고 폄훼한 것으로 보여서다.

장 의원 발언을 곱씹어보면 '문재인 대통령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뒤에 경륜과 능력도 없는 후보자를 대법원장에 지명한 것'이란 논리 전개가 가능된다.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아주 고약한 저의가 읽혀진다고 지지자들은 분노한다.

촛불민심에서 탄생한 '민주정부 3기'의 인사정책에 '쿠데타'를 빗댄 것은 두고두고 논란의 불씨가 될 소지가 있다.

쿠데타로 정권을 탈취한 전두환 신군부 세력들에 대항한 광주 5·18민주화항쟁 진상조사활동이 막 전개되고 있는 마당이라 더욱 예민하다.

현 정부 열렬 지지자인 tbs의 김어준 진행자는 "자기들은 군인하다가 바로 대통령 된 사람이 세 명이나 배출했으면서, 평생 법을 한 분한테 할 말이 아니다 싶다"고 맹비판했다.

쿠데타 원조당에 대한 '깨시민'들 시선은 날카롭다.

쿠데타의 일반적 개념은 '지배계급 내의 일부 세력이 무력 등의 비합법적인 수단으로 정권을 탈취하는 기습적인 정치활동'이다.

대학 부총장에 뉴라이트부산연합 공동대표를 역임한 장 의원이 설마 '쿠데타'의미를 모르고 그같은 발언을 했으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작정하고 준비한 발언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장 의원은 14일 에서 쿠데타 언급과 관련, "이런 일(김 후보자 임명)들은 사회 격동기에나 벌어질 수 있다는 측면을 강조해서 그렇게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사법부 개혁은 국민의 뜻이다"며 김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하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물론 캐스팅보터로서 김이수 헌재재판소 소장 임명 부결에 '결정권을 행사했다'는 국민의당의 반대로 국회의 인사청문보고서 채택도 늦어지고 있다.

양승태 현 대법원장의 임기는 오는 24일 끝난다.

대법원장 공백사태가 오면 장 의원은 그때에는 또 무슨 말을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