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형사범 위주 6444명 혜택 / 강력범·부패사범 특사 대상 제외 / 외국인노동자·불우 수형자 포함 / 운전면허 취소자 오늘부터 회복 / 뺑소니·보복 운전자 대상 안 돼 / 생계형 범죄자 넣고 경제인 배제 / 시민단체 “국민정서 감안한 조치”문재인정부가 29일 단행한 특별사면 및 감형 대상자로 선정된 6444명 가운데 대다수는 일반 형사범이다.

9년 만의 진보정권 탄생에 따라 공안사건 관련자들이 대거 명단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예상과 달리 용산참사 당시 점거농성 참가 등 혐의로 처벌된 철거민 25명만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 등이 제외된 것을 놓고 노동계에선 ‘보수층 눈치보기’란 볼멘소리가 터져나왔다.

법무부에 따르면 사면 특혜를 받은 일반 형사범은 군 관계자 4명을 포함해 총 6400명으로 이 가운데 24명은 ‘코리안드림’ 실현을 위해 입국한 외국인 이주노동자다.

법무부는 일반 형사범 중에서 살인·강도·조직폭력·성폭력 등 강력범죄, 뇌물수수 등 부패범죄와 무관한 이들 위주로 특사 대상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도로교통법 위반, 수산업법 위반, 수표 부도 등 주로 생계형 범죄를 저지른 이들이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령자나 암환자 등 불우 수형자 18명도 특사로 풀려났다.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식품, 옷 등 100만원 미만의 생필품을 훔치다 적발된 50대 절도사범, 교도소 안에서 생후 7개월 된 딸을 양육하고 있는 20대 여성 등이 불우 수형자로 분류돼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 국민의 관심이 가장 뜨거웠던 운전면허 행정제재 특별감면은 총 165만975명이 혜택을 입는다.

154만여명은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받은 벌점이 일괄 삭제되고 운전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된 3만9000여명은 해당 조치가 철회되거나 잔여기간이 면제된다.

면허 정지자나 취소자는 특사 효력이 발생하는 30일부터 관할 경찰서를 방문하면 면허 회복이 가능하다.

면허 재취득 결격기간을 부여받은 6만2000여명도 30일부터 곧바로 면허를 다시 취득할 수 있다.

다만 음주운전자나 음주측정 불응자, 뺑소니 운전자, 난폭·보복운전자, 단속경찰관을 폭행하거나 교통사고로 사망을 유발한 이들은 특별감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는 공직자의 부패범죄나 경제인의 사익추구 범죄를 철저히 배제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과거 부정부패에 연루됐던 경제인과 정치인을 최대한 배제하고 생계형 범죄자 등 민생 위주로 이뤄진 이번 사면에 대해 시민단체는 대체로 긍정적 반응을 내놓았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불법을 저지른 재벌과 비리 정치인이 (사면 대상에서) 빠진 것은 의미가 있다"며 "사법정의와 경제정의, 사회정의, 국민의 분노와 정서를 모두 감안한 잘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다만 한상균 전 위원장, 이영주 사무총장 등 구속·수배 노동자들에 대한 선처를 요구해온 민주노총은 실망한 표정이 역력하다.

민주노총은 특사 발표 직후 성명에서 "적폐청산이 나라를 나라답게 하는 과정이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문재인정권의 정치적 이익을 챙기기 위함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정도"라며 "문 대통령과 정부는 양심수 석방이야말로 적폐청산의 핵심 과제임을 의심하거나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배민영·김선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