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전세계 인플루엔자 ‘비상’ / 국내 의심환자 1000명당 53명꼴… 6배 ↑ / 3가 백신엔 없는 B형 야마가타형 유행 / 예방 폭 넓은 4가 백신 접종해야 효과 / 면역력 약한 노령층은 폐렴 합병증 주의한파 속에 세계적으로 독감(인플루엔자)이 창궐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올겨울 들어 독감으로 100명 가까이 사망했고 중국, 미국 등에서도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한국도 비상이다.

지난달 초 질병관리본부가 독감 유행주의보를 내린 지 한 달 만에 독감 의심환자는 1000명당 7.7명에서 53.6명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올해 독감 유행의 특징은 A형과 B형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보통은 겨울이 시작되면서 A형 독감이 먼저 유행한 뒤 B형이 봄철까지 이어지지만, 현재는 독감 의심 환자 중 A형이 44%, B형이 56%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올해는 독감예방접종을 하고도 독감에 걸리는 사례도 예년보다 많은 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이번 겨울 유행할 것으로 예측한 바이러스는 A형의 H1N1과 H3N2, B형의 빅토리아였다.

따라서 국가예방접종대상(65세 이상 5세 미만)에 들어 있는 3가 백신은 이 세 가지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백신으로 조성됐다.

하지만 현재 유행 중인 B형 독감 바이러스는 빅토리아형이 아닌 야마가타형으로 3가에는 백신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예방 효과가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독감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뒤 1∼4일 후 증상이 나타난다.

감기와 달리 갑작스럽게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타나고 인후통, 마른기침 등 호흡기 증상과 두통, 근육통, 식욕부진, 피로감 등 전신증상이 나타난다.

노인이나 영·유아, 만성질환자, 임신부 같이 고위험군이 독감에 걸리면 증상이 악화하거나 합병증이 나타나 사망에 이를 위험이 있다.

예방 접종을 하면 2주 뒤 항체가 생성된다.

현재 독감 유행이 최고조이기 때문에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봄철에 다시 한번 유행할 수 있기 때문에 보건당국과 전문의들은 지금이라도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백신은 B형 야마가타 예방 백신이 포함된 4가를 접종하는 것이 독감 예방에 더 도움이 된다.

한번 독감을 앓았다 하더라도 다른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다시 감염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은 필요하다.

또 예방 접종을 하면 독감에 걸려도 비교적 가볍게 지나가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필수다.

최천웅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65세 이상 노인이 독감에 걸리면 만성심장질환과 폐질환, 당뇨, 만성신부전 등 기존에 앓고 있던 만성질환이 악화될 우려가 있다"며 "독감 예방접종은 증상을 완화하고 합병증을 줄이는 효과가 충분하기 때문에 접종시기가 지났어도 필수로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독감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폐렴이므로 고령인 경우 독감 예방 접종과 폐렴 예방 접종을 함께 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가장 효과적이고 적극적인 독감 예방방법은 예방 접종이며 독감 환자와 접촉을 피하고 올바른 손씻기, 손으로 눈, 코, 입 만지지 않기 등 개인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외출을 삼가고, 외출 시에는 마스크를 반드시 착용하여 다른 사람에게 전파를 최소화해야 한다.

또 발열을 동반한 호흡기 증상이 나타날 경우 인근 병의원을 찾아 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확인하고 치료받아야 한다.

엄중식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 감염관리분과 위원장(가천의대 감염내과 교수)은 "이번 겨울은 A형, B형 인플루엔자가 동시에 유행하고 있어, 인플루엔자 의심증상이 있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초기에 진료를 받고, 인플루엔자 예방접종과 올바른 손씻기, 기침예절 지키기 등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통해 건강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건강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당부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