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등 경찰 지휘부가 고(故) 박종철 열사 31주기를 하루 앞둔 13일 서울 용산구에 있는 옛 치안본부 남영동 대공분실(현 경찰청 인권센터) 509호 조사실을 찾았다.

박 열사가 숨진 509호 조사실은 1987년 1월 경찰 조사를 받다 고문 끝에 숨진 곳이다.

당시 경찰은 "책상을 ‘탁’ 치니 ‘억’ 하고 죽었다"며 단순 쇼크사로 위장하려했으나 결국 고문치사 사건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 사건은 민주화의 기폭제가 됐다.

경찰 지휘부는 이날 박 열사가 숨진 509호 조사실에서 헌화와 묵념으로 고인을 추모한 후 1985년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고문이 끌려와 고문당한 515호 조사실에도 들렀다.

지휘부는 센터 4층의 박종철 추모전시실을 찾아 관련 자료를 살폈다.

이 청장은 "최근 영화 ‘1987’을 통해 많은 국민께서 30년 전의 아픈 역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되고 있다"며 "과거 경찰의 잘못을 성찰하고 새로운 시대에 맞는 인권경찰로 거듭나고자 내일 추도식에 앞서 방문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청장은 "이런 추도식 때뿐 아니라 평상시에 경찰관들이 공권력 행사 등에 대해 새로운 인권 가치를 끌어내도록 지휘부부터 마음에 담겠다"고 덧붙였다.

이 청장은 옛 남영동 대공분실 운영을 시민단체에 넘기라는 일부 주장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국가건물이어서 무상 임대가 안 되는 측면이 있다"며 "시민단체와 만나 실정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협의를 진행해 그분들의 뜻에 부합하는 쪽으로 이 공간이 유익하게 사용되도록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hjunpar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