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유엔의 환경 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은 석유로 만들어진 화학 쓰레기와 플라스틱 폐기물에 대한 조사 결과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

관련 내용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폐기물이 모이는 곳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며, 태평양을 비롯한 대양을 둘러싼 연안 국가들의 환경오염은 매우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국가에서만 날마다 100만t 이상의 화학 쓰레기와 플라스틱 오염물질이 쏟아지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오염으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소속 국가들이 부담하는 경제 손실은 해마다 약 13억(한화 1조4200억원)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APEC 회원국인 우리나라 또한 1회용 비닐과 플라스틱 쓰레기 오염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 1인당 연간 비닐 봉지의 사용량은 약 420개이며, 서울에서만 연간 소비되는 1회용 비닐의 양이 216만장에 달한다.

이뿐 아니라 우산 비닐커버 사용률 또한 월등히 높다.

연간 소비량이 약 1억장으로, 유사한 제품을 쓰는 다른 주변 국가에 비해 많게는 약 2배 가까이 됐다.

석유를 기반으로 한 폴리에틸렌 등 화학물질로 만든 비닐 봉지는 약 100년간 썩지 않으며, 토양의 심각한 오염원이 되고 있다.

이런 상황임에도 관련 국내 법안은 사실상 무용지물인 상태다.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있지만, 1회용 비닐 봉지에 대한 규제가 사실상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판매자와 소비자 모두 유료화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크다.

석유화학 쓰레기와 플라스틱 폐기물로 가장 심각하게 오염되는 곳은 바다와 강물, 지하수 등이다.

강명아 UN지원SDGs한국협회 부대표는 "현재 전 세계 인구의 40%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으며, 약 7억명이 정수 과정을 거치지 않은 물을 마실 뿐만 아니라 날마다 4100명의 아이가 수인성 질병으로 숨지고 있다"며 "이러한 물부족과 수자원 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큰 원인은 지구 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플라스틱 등 석유화학 폐기물"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지구 표면에서 3분의 2는 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중 바닷물이 97.4%이고, 나머지 육지의 물 2.5% 중 빙하와 만년설이 1. 76%, 지하수가 0.76%, 하천·호수가 0.0086%를 각각 차지한다.

74억명의 인류가 마실 수 있는 물은 극히 제한적인 상황인 셈이다.

지난주 열린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의 주요 패널로 참석한 수처리 전문기업 부강테크(BKT)의 김동우 사장은 "투모로우워터프로세스(TWP) 등 지속가능한 물 환경 개선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으면, 물 문제가 미래 인류의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매년 비닐과 플라스틱 폐기물의 배출량은 늘어가고 있으며, 특히 현재까지 이들 쓰레기만으로도 태평양에 서식하는 600종 이상의 생물이 큰 위협을 받거나 멸종될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은 이러한 추세라면 2050년에는 바다에서 플라스틱 오염물의 수가 물고기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유엔의 ‘세계 물 개발 보고서’(WWDR)에서도 2050년에 이르면 전 세계 인구 4명 중 1명이 심각한 물부족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30여년 후 인류는 더 이상 바다에서 물고기와 수자원을 활용하기 힘들게 되며, 지구 전체 물의 약 0.77%밖에 안 되는 식수 역시 4분의 1수준으로 크게 줄어들게 된다는 의미다.

지금까지는 이러한 위기와 관련해 유엔이나 환경단체, 기업, 정부, 국회의 리더들이 논의하고 대응하였지만 당연히 개선하기에는 크게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나서기를 기대한다면 2050년에는 플라스틱 폐기물로 가득 덮인 태평양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

김정훈 UN지원SDGs한국협회 사무대표 unsdgs@gmail.com*이 기고는 유엔경제사회이사회 특별자문기구인 UN지원SDGs한국협회와 세계일보의 제휴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