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는 가운데,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면 우리나라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당장 다음달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상단금리 기준으로 한미간 금리역전 현상이 발생합니다.

미국이 올해 3~4차례 금리를 올리는데 한국이 한차례 정도 금리를 올리면 역전 금리 격차가 커져 외국자본 이탈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우리 정부 입장에선 고민이 커질 수 밖에 없는데요. 지난달 국내 물가상승률이 1.0%로 17개월만에 최저를 기록했고, 가계부채 부담도 만만치 않아 금리 인상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특히 경제성장 견인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라도 당장 추가 금리 인상은 쉽지 않아 보입니다.

미 금리 인상 영향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큰 만큼 금융당국은 불확실한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과 적절한 조치로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기업과 가계 등 다른 경제주체들도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등 금리상승 추세에 따른 불확실성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다음달 한국과 미국 간 정책금리 역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미 금리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지난 6일 미 월가에서 올해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리 인상 기대가 강화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최근의 미국경제 상황과 평가' 보고서를 보면 지난 2일 주요 해외투자은행(IB) 16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금리 4차례 인상 전망이 6곳에 달했다.

약 1개월 전 조사 때보다 2곳 늘었다.

3차례 인상 전망도 9곳으로 1곳 많아졌다.

반면 2차례만 인상한다고 보는 기관은 4곳에서 1곳으로 줄었다.

이는 지난달 30∼31일 미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가 다소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이었다는 평가에 따른 것이다.

미 연준은 지난달 정책금리를 현 수준으로 유지했지만 탄탄한 경제 성장세와 고용지표 호조를 바탕으로 물가, 정책금리 전망 표현을 일부 긍정적으로 조정했다.

연준은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2%를 밑돌고 있으나 올해 확대돼 중기적으로 2%에 수렴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 12월 "단기적으로 물가 상승률이 2%를 하회할 것"이라고 밝힌 데서 다소 진전된 표현으로, 금리 인상에 가속도가 붙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장의 기대 인플레이션율도 여전히 낮다는 언급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여전히 낮은 수준이지만 최근 몇달간 상승해왔다"고 수정했다.

내달 20∼21일 제롬 파월 신임 총재가 처음 주재하는 FOMC에서 금리 인상 전망도 더욱 확산했다.

조사 대상 IB들은 다음달 금리 인상 전망이 13곳에서 16곳 모두로 확대됐다.

한은 뉴욕사무소는 "인플레이션 증대 조짐에 따라 미국 연준의 연중 금리 인상 기대도 강화되는 분위기"라며 "향후 인플레이션 지표 움직임, 연준 지도부 구성 변화, 감세의 경제적 효과 등을 계속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美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 韓 고민 커져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에 한은 측의 고민도 커질 전망이다.

당장 다음달 양국 정책금리 역전이 예상되는 데다, 앞으로 격차가 더 크게 확대되면 한국 경제에 부담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한국의 기준금리는 연 1.50%로 미국 정책금리 상단과 동일하다.

이달 27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다음달에는 미국 금리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이달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금리 결정에 주요 판단 기준이 되는 물가 상승률을 한은이 지난해 10월 1.8%에서 1.7%로 낮춘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달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1.0%로 17개월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한·미 금리 역전돼도 외국인 자금 유출 크지 않을 듯금융시장에서는 하반기 인상의견이 많다.

한미 금리역전은 당장 외국인 자금 이탈을 초래하진 않지만 금융시장 불안요소인 것은 분명하다.

미 금리 인상 가속화 전망에 글로벌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뒤흔들었다.

미 장기 국채 금리는 4년만에 최고로 올랐고, 뉴욕 증시 주요지수가 일제히 급락했다.

국내 투자심리도 얼어붙어 전날 코스피 지수가 1.33% 하락했고, 코스닥 지수는 4.59% 떨어지면서 10년6개월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원/달러 환율은 급등, 장중 1090원대를 찍었다.

전문가들은 우리 주식시장은 국제금융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당분간 미국 주식시장이 조정되며 한국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게 쉽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한미 금리역전이 외국인 자금 유출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주를 이루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