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공장 폐쇄 어떤 의도 담겼나 / 3년 동안 누적 당기 순손실 2조원 / 작년에도 최대 1조700억원 적자 / 수출 줄고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 / 대규모 구조조정… 고용 충격 우려 / GM “월말까지 의미있는 진전” 강조 / ‘한국정부·산은 지원나서라’ 촉구국내 3위 완성업체인 한국지엠(GM)이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

미국 GM이 직원만 2000명 규모인 한국GM 군산공장 폐쇄를 단행하며 한국사업 구조조정에 본격 돌입했다.

우리 정부에 혈세 투입을 압박해온 GM이 설 명절과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기에 일자리와 지역경제에 큰 충격을 안기는 방법으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이번 GM사태는 자동차 부문이 핵심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 상과 맞물려 상당 기간 힘겨루기와 진통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협상 상황에 따라 추가 구조조정이 단행되거나 아예 한국시장 철수 사태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000여명 희망퇴직… 협력사 고용만 1만여명GM 본사와 한국GM은 13일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자구 노력을 보이는 형식을 갖췄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힘들지만 필요한 우리 노력의 첫걸음"이라고 언급했다.

가동률이 20%를 밑돈 군산공장은 지난 8일부터 가동이 중단되며 극단적인 상황(폐쇄)이 예고된 상황이었다.

한국GM에 따르면 2014∼2016년 3년간 누적 당기순손실은 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역시 2016년과 비슷한 6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4년 동안 쌓인 적자만 2조5000억원이 넘는 셈이다.

작년 손실은 이런 예상을 넘는 1조700억원이란 관측도 있다.

이런 경영난은 결국 차가 팔리지 않은 것이 직접적 원인이다.

한국GM은 2016년을 기준으로 총 126만대를 판매했다.

이 중 수출 비중이 85%에 이른다.

그런데 GM이 글로벌 사업 재편에 돌입하면서 ‘수출 전진기지’ 격인 한국GM이 직격탄을 맞았다.

유럽·인도·러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주요 시장에서 철수하고, 계열사 오펠 등을 매각하면서 한국GM은 공급처를 잃은 것이다.

여기에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큰 한국 자동차 산업 특성까지 겹쳐 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문제는 2000명(계약직)에 이르는 생산직 직원들이다.

공장 폐쇄 결정이 경영 정상화, 구조조정 차원에서 단행된 만큼 희망퇴직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쇄적인 고용 충격도 우려된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군산공장 협력사는 1·2차 총 135개사에 1만700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GM은 "공장 폐쇄 비용은 GM 본사가 전액 부담한다"면서 "총 8억5000만달러 지출을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2월 말 중대 결정"… 추가 조치 우려한국GM은 인천 부평 등 4개 사업장에서 1만6000여명을 직접 고용하고 있다.

간접고용까지 넓히면 1∼3차 협력사 3000여개사, 약 30만명이 종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물밑 협상에서 ‘보다 적극적인 투자 등 경영개선안을 제시하라’는 우리 정부의 압박에 GM은 가동률이 가장 떨어지는 공장 한 곳을 폐쇄하는 것으로 응수한 것이다.

배리 앵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이날 "한국GM과 주요 이해관계자는 사업 성과를 개선하기 위해 긴급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 "GM이 다음 단계에 대한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2월 말까지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 산업은행(2대 주주) 등이 지원에 나서라는 촉구 혹은 경고로 해석된다.

특히 2월 말 시한 발언은 신차 생산물량 배정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완전 철수’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자금 지원을 결정한다면 산업은행 지분(17%)을 고려할 때 5000억원 이상 지출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전북 군산 국가산업단지에 자리한 군산공장은 적막감만 흘렀다.

직원 김모(46)씨는 통화에서 "한 달에 출근한 날이 일주일 정도밖에 안 됐어도 정상가동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으로 버텨왔다"며 "동료들 모두 실망감과 분노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음식점 밀집지역 상가들도 손님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고깃집을 운영하는 강모(52)씨는 "지난해 7월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의 가동 중단으로 큰 타격을 보았는데, GM공장까지 문을 닫아 손님이 남지 않게 됐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전국금속노조 김재홍 군산지회장은 "생존권을 지켜내기 위한 투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현일 기자, 군산=김동욱 기자 cona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