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증액한 4조4000억弗 규모 내년 예산안 의회 제출 / 국방 7160억弗·인프라 2000억弗 / 멕시코 장벽 등 국경 경비 230억弗 / 보건 부문 1800억弗… 21% 삭감 / 국무부·환경청 예산도 큰 폭 줄어 / “확정 땐 10년간 재정적자 7조弗” / 연방의회 처리 과정 수정 가능성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조4000억달러에 달하는 내년 정부예산안을 공개했다.

인프라(국가기반시설)와 국방, 국경 관련 부문은 증액을 요청했으면서도 비군사 부문은 축소를 마다하지 않았다.

지난 대선공약 내용을 가급적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국정 우선순위를 드러내는 정부 예산안은 의회 처리 과정에서 대폭 수정되는 경우가 많다.

백악관은 12일(현지시간) ‘효율적이고, 효과적이며, 책임 있는 미국의 예산’이라는 제목의 160쪽짜리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

예산 총액 4조4000억달러는 2017년 예산안보다 10% 늘어난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국방 부문 예산을 7160억달러(재량지출 기준)로 대폭 확대하고, 비국방 부문 예산을 4870억달러로 축소했다.

향후 10년에 걸쳐 재정적자를 3조달러 축소한다는 내용도 담았다.

트럼프 정부의 예산안은 당초 지난 8일 의회가 향후 2년 동안은 국방과 비국방 부문 예산을 모두 증액하기로 합의한 것과는 배치된다.

이는 의회의 예산안 심의과정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점이다.

이번 예산안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대선공약의 내용이 상당 부문 반영됐다.

우선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비용으로 향후 2년 동안 180억달러 배정을 요구했다.

이민세관단속국(ICE) 인력과 국경 순찰요원은 각기 2000명과 750명 늘리기로 했다.

불법 이민자 구금 숙박시설 확충을 적시해 국경 경비 관련 예산만 모두 230억달러를 요구했다.

1조5000억달러는 대선공약인 인프라(사회간접자본) 개선과 확충을 위해 책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관련된 예산 중 2000억달러만 연방정부에서 부담하고, 나머지는 주정부 예산과 민간투자로 충당하겠다고 설명했다.

비국방 부문 예산은 대폭 축소됐다.

워싱턴포스트(WP)는 환경보호청(EPA)과 국무부의 예산이 각기 25%, 23% 줄었다고 보도했다.

65세 이상에 제공하는 의료서비스(메디케어)와 저소득층 대상 의료서비스(메디케이드) 프로그램을 포함한 복지관련 예산도 축소됐다.

저소득층에 식품 구입비를 지원하는 ‘푸드 스탬프’와 영양보조 프로그램 예산도 20% 줄였다.

보건 관련 예산은 1800억달러로 책정됐다.

2017년보다 21% 줄었다.

WP와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번 예산안은 사회안전망을 취약하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트럼프 정부의 요구대로 예산안이 확정되면 향후 10년 동안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7조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정부는 향후 6년 동안 연평균 경제성장률을 3%로 가정하고 이번 예산안을 책정했다.

이 같은 경제성장률 전망은 비현실적인 것이라고 CNN방송이 지적했다.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말 향후 3년 동안의 경제성장률이 2.2%에 머물 것이라고 예측했다.

CNN은 백악관의 이번 예산안이 민주당뿐 아니라 공화당 일각의 반대를 부를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재정건전성 확보에 방점을 둔 공화당의 오랜 원칙과 달라 의회 통과 과정에서 보수적 성향의 의원들이 대폭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