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미국도 남북대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으며, 북한과의 대화 의사를 밝혔다"고 했다.

라이몬즈 베요니스 라트비아 대통령과 가진 청와대 정상회담에서 베요니스 대통령이 남북대화 노력을 호평하는 덕담을 내놓자 ‘미국 이해와 지원’을 강조한 것이다.

북한은 더하다.

남북관계를 호들갑스럽게 띄우고 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면에 연일 문 대통령 사진을 싣는 등 ‘대화 마케팅’에 힘을 쏟는다.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방남을 비롯한 평화 공세와 우리 정부의 환대로 전략적 성과를 확보했다고 믿기 때문일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도 직접 나서고 있다.

어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전날 대표단 앞에서 "화해와 대화의 좋은 분위기를 더욱 승화시켜 훌륭한 결과들을 계속 쌓아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북한이 진정 ‘화해와 대화’의 승화를 원한다면 정답은 따로 있다.

‘핵 단추’를 내려놓는 일이다.

동북아 지정학은 물론 세계평화까지 위협하는 핵·미사일 도박을 감행하면서 평창올림픽을 이용해 대북 제재망에 구멍만 내려 한다면 평양 당국이 궁극적으로 얻을 것은 없다.

체제 안전은 더욱 위태로워지고 민생고는 극심해지게 마련이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핵 단추가 내 책상 위에 놓여 있다는 것은 위협이 아닌 현실"이라고 했다.

이제 와서 어떻게 말을 바꿔도 지구촌이 그 신년사에 담긴 협박과 적의를 잊을 리 만무하다.

지구촌은 수십년간 국제사회의 지원을 받아 챙기면서도 뒷전에서 핵 개발에 몰두했던 기만극의 역사도 잊지 않는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 거듭 말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때까지 ‘최대의 압박’ 캠페인은 오직 강화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교란책을 써 봐야 헛일이란 뜻이다.

그나마 북한에 희망적인 것은 미국이 아직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있다는 점이다.

펜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도 ‘항상 대화를 믿는다’고 말해 왔다"고 밝힌 것이 이런 맥락이다.

그 문은 언제 닫힐지 모른다.

북한은 기회가 있을 때 잡아야 한다.

가야 할 길은 뻔하다.

비핵화다.

그것은 김 위원장 눈치나 살펴야 하는 실무진이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아니다.

김 위원장 스스로 하루빨리 결단을 내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