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대남 평화공세가 지속하면서 남북관계가 급물살을 타는 분위기지만 대남 업무를 총괄하는 노동당 통일전선부의 수장인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의 존재감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북한 대표단의 평창동계올림픽 참여와 관련해 김영철의 동향이 북한 매체를 통해 공개된 것은 지난 7일이었다.

조선중앙TV는 7일 밤 10시30분쯤 내보낸 ‘보도’에서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인 체육상 김일국 동지를 단장으로 하는 우리 민족올림픽위원회 대표단이 남조선에서 열리는 제23차 겨울철 올림픽경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7일 평양에서 출발했다"며 "응원단, 태권도 시범단, 기자단이 함께 떠났다"고 밝혔다.

조선중앙TV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 김영호 내각 사무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김경호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등이 이들을 평양에서 배웅했다고 전했다.

김영철은 이틀 뒤인 9일 북한 매체에 다시 등장한다.

김정은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고위급대표단 일행이 방한 전 평양을 떠날 때 평양 국제비행장에 나와 배웅을 하면 서다.

조선중앙방송은 당시 고위급 대표단을 배웅하기 위해 박광호 노동당 부위원장과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리수용·김영철 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로두철 내각 부총리, 박영식 인민무력상, 최부일 인민보안상 등 당·정·군 고위간부들이 대거 출동했다고 전했다.

여기까지일뿐 김영철의 역할은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 국면에서 겉으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한때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파견한 고위급 대표단 일원에 포함될 수 있는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현실화하지 않았다.

정부 안팎에서는 김영철의 ‘과거사’때문에 북한의 대남 평화공세 전면에 김영철이 나서는 것은 그 효과를 반감시킬 수 있다는 점을 북한이 감안한 결과로 보는 시각이 있다.

김영철은 과거 대남도발의 총책인 정찰총국장 시절 천안함 폭침 등을 주도한 인물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제재 대상이기도 하다.

정부 당국자는 "김영철이 지금 국면에서 남북관계 전면에 등장하는 것은 김영철의 과거 전력상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정치적 부담이 큰 측면이 있다"며 "북한도 그 점을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고 김영철이 부각되지 않는 편이 관계개선 흐름에 도움을 준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영철이 표면적으로 많이 드러나지는 않지만 배후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수행할 개연성은 있다.

지난 9∼11일 방한한 김여정 당 제1부부장과 함께 고위급대표단 일원으로 참여한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군부 시절부터 김영철의 오른팔로 통하는 인물이다.

지략과 경험 면에서 김영철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로, 남북회담을 비롯한 대남 전술을 구사하는 방식에서 김영철의 진두지휘를 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