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법 영장전담 재판부 3명 다 '고참' 부장판사로 채워져 / '영장심사 결과 둘러싼 각계 반발 등 의식 기능 강화' 평가도 / 법원 "중앙지법 부장판사 수 증가… 특별히 달라진 건 없어"서울중앙지법의 영장전담 판사 3명이 전원 ‘고참’ 부장판사로 채워졌다.

지난해 영장심사 결과를 놓고 검찰이 법원에 거세게 항의하는 일이 잦았던 만큼 영장심사를 대폭 강화하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온다.

23일 서울중앙지법에 따르면 최근 단행된 법관 정기인사 결과로 영장전담 판사 3명이 전원 바뀐다.

중앙지법은 전국 최대 검찰청이자 대형 부정부패 사건을 도맡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검사들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주로 심사해 발부 또는 기각을 결정하는 만큼 중앙지법 영장전담 재판부가 어떻게 채워지는지는 법원과 검찰은 물론 법조계 전체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새로 중앙지법의 영장심사를 전담하게 된 법관은 박범석(45·사법연수원 26기), 이언학(51·〃27기), 허경호(44·〃27기) 부장판사 3명이다.

전임자인 오민석(사법연수원 26기), 권순호(〃26기) 부장판사와 이번 인사에서 부장판사로 승진한 강부영(〃32기) 판사의 연수원 기수와 비교하면 기수가 아래로 내려가기는커녕 오히려 그대로 유지되거나 대폭 올라갔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중앙지법 영장전담 재판부는 부장판사급 2명과 그냥 판사 1명으로 구성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런데 이번에 관례를 깨고 3명 모두 부장판사, 그것도 예전 같으면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을 목전에 뒀을 ‘고참’ 지법 부장판사급으로 충원한 것이다.

이를 두고 중앙지법이 영장심사 강화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지난해 유독 법원의 영장심사 결과에 많은 이의를 제기했다.

국가정보원 비리사건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비리 수사 등에서 검찰이 청구한 주요 피의자의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연거푸 기각되자 윤석열 중앙지검장이 직접 나서 ‘법원 탓에 적폐청산 수사가 제대로 안 된다’는 취지의 항변을 하기도 했다.

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가 발부한 구속영장이 같은 법원의 형사수석부장판사에 의해 무효가 되는 이례적인 일도 벌어졌다.

국군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의혹사건으로 구속됐던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과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이 구속적부심에서 풀려난 것이 대표적이다.

당시 중앙지법 형사수석부는 ‘구속할 만큼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려 영장전담 재판부의 결정을 180도 뒤집었다.

일단 법원은 ‘영장심사 기능 강화라고 단적으로 평가할 일은 못 된다’는 입장이다.

중앙지법 관계자는 "영장전담 재판부가 전원 부장판사급으로 채워졌다고 해서 그 전에 비해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최근까지 영장심사를 전담한 강부영 판사의 경우 부장판사 승진 직전의 기수였고 실제로 올해 부장으로 승진한 만큼 그 전에도 사실상 부장판사급이 영장실질심사를 맡은 것이나 마찬가지란 얘기다.

이 관계자는 "이번 인사로 중앙지법에 전입한 부장판사 수가 늘어난 것도 (영장전담 재판부가 전원 부장판사급으로 채워진) 한 원인일 수 있겠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주요 사건과 관련해 영장심사를 전담할 3명의 중앙지법 법관 중 먼저 박범석 부장판사는 연수원 26기 출신의 지식재산권 전문가다.

엘리트 판사의 산실로 통하는 법원행정처에서 윤리감사1담당관과 윤리감사심의관을 지냈다.

이언학 부장판사는 연수원 27기로 대법원 재판연구관, 사법연수원 교수 등을 지내 법리에 밝다는 평을 듣는다.

허경호 부장판사는 이 부장판사와 27기 동기생으로 대학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하고 법조계에 발을 내디뎠다.

2001년 서울지법 북부지원(현 서울북부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한 뒤 17년간 일선 법원에서 재판 업무에만 매진했다.

김태훈·박진영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