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최근 발표한 '성폭력 근절 대책'에는 권력형 성폭력의 법정형을 징역 5년에서 10년으로 대폭 상향 조정하고, 공소시효도 7년에서 10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최근 사회 이슈가 되고 있는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의 대안을 내놓은 셈이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번 대책이 현재 '미투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의 처벌에는 미흡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역시 '소급 적용'에 대해선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여성가족부 등 12개 정부부처와 민간전문가로 구성된 '범정부 성희롱·성폭력 근절 추진 협의회'가 지난 8일 발표한 '직장 및 문화예술계 성희롱·성폭력 근절대책'은 권력형 성폭력 가해자에 대한 형사처벌 강화 성폭력 피해자들의 2차 피해 방지 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형사처벌 강화의 경우, 법정형 상향, 공소시효 연장이 핵심이다.

정부는 형법상 업무상 위계·위력에 의한 간음죄에 대한 법정형을 현행 징역 5년 이하, 벌금 1500만 원에서 징역 10년 이하, 벌금 5000만 원 이하로 2배 이상 높이기로 했다.

공소시효는 업무상 위계·위력 간음죄의 경우 현행 7년에서 10년으로, 업무상 위계·위력 추행죄의 경우 현행 5년에서 7년으로 연장된다.

특히 미성년자가 성폭력 피해자일 경우, 민사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 시효를 성인이 될 때까지 유예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성범죄 피해자의 2차 피해 방지를 위한 보호 대책도 강화된다.

성범죄 피해자가 명예훼손 소송이나 가해자의 보복, 악성 댓글 등 대한 두려움 없이 조사에 임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공소시효가 연장된다면 현재 '미투 가해자'로 언급되고 있는 안태근 전 검사나 연극연출가 이윤택, 시인 고은 등에 대해 공소시효 적용이 가능할까. 안 전 검사의 성추행 사실을 폭로한 서지현 검사에 따르면 안 전 검사의 성추행 사건이 벌어진 시점은 2010년 10월께다.

현행법상 공소시효 적용 대상이 아니다.

이윤택 씨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는 지난 2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10여 년 전 이 씨에게 성추행 피해 경험을 폭로한 데 이어 김보리(가명) 씨는 지난달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 연극·뮤지컬 갤러리에 '윤택한 패거리를 회상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19살이던 2001년과 20살이던 2002년 두 번의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 씨의 범행 역시 공소시효 적용 대상이 아닌 것이다.

이에 대해 법조계는 공소시효가 연장될 경우에 해당하더라도 현재 언론에 언급된 가해자들에게 소급 적용하기는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형사법이 개정될 경우엔 '진정소급입법'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어 있기 때문이다.

진정소급입법은 과거에 종료된 사실 또는 법률관계에 대해 사후에 그 전과 다른 법적 효과를 발생시키게 만드는 입법을 의미한다.

최종상 변호사는 "헌법에는 진정소급입법을 금지하고 있다"며 "새로운 법이 만들어지더라도 소급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정부 역시 소급 적용에 대해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법무부 형사법제과 관계자는 와의 통화에서 최근 미투 가해자에 대한 공소시효 연장의 소급적용 여부에 대해 "통상 법개정을 하면 부칙에서 적용범위를 정한다"며 "진정소급입법은 원칙적으로 금지된 적이 많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