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른 시선들]공기업의 채용비리 사건을 취재하다보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항상 관리감독 기관을 통하거나 관리감독 기관의 관계자들이 채용비리에 연루됐다는 점이다.

전국을 들끓게 하고 있는 강원랜드 채용비리도 다르지 않다.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원도 강원랜드에 자신의 조카들을 채용시킨 혐의로 검찰 수사(세계일보 홈페이지 2월28일 게재)를 받고 있다.

야당 정치인의 수사외압 폭로로 본질인 채용비리와 주무부처인 문체부 관계자에 대한 수사가 뒷전으로 밀렸지만, 최근 검찰이 문체부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서며 다시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강원랜드와 문체부의 오랜 유착관계는 공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문체부는 강원랜드의 카지노 사업장 증설 및 카지노 운영, 관광개발기금 책정 등 강원랜드의 핵심 사업에 대한 권한을 틀어쥐고 있다.

문체부와 강원랜드 사이에는 확실한 ‘갑을’ 관계가 형성돼있다.

강원랜드가 문체부 전 관광사업팀장의 청탁을 나서 도와줬던 건 강원랜드의 카지노 사업 전반에 걸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문체부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곳곳에서 나온다.

업계에서는 채용청탁이 있던 2012년 당시 강원랜드는 사업장 증설 및 카지노 인허가 문제를 두고 강원랜드가 문체부와 긴밀한 관계를 가졌고, 카지노 직원이 고객과 짜고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던 이른바 카지노 ‘슈 사건’에 대한 정리, 관광개발기금의 책정 문제 등으로 주무부처인 문체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고 증언했다.

문체부 공무원들은 카지노본부장 등 주요직 채용에서도 이름을 나타낸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범계 의원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강원랜드 카지노 본부장 자리는 정부 각 부처 출신의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져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의 이력사항을 살펴보면 카지노사업과 무관한 문체부, 대통령경호처, 국방부 등 정부부처 경력을 가진 사람들로 드러났다.

즉 카지노라는 전문성을 가진 기업의 핵심 요직이 온갖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퇴직후 가는 알짜배기 자리가 된 것이다.

요즘 검찰 안팎에서는 문체부뿐만 아니라 강원랜드와 관련있는 부처의 한 ?은 공무원 이름도 오르내린다.

자신과 친분을 갖고 있던 한 유명 운동감독의 딸을 채용시켰다는 거다.

강원랜드 채용비리는 단순한 채용청탁 사건이 아니다.

사회에 만연해 있는 주무부처 공무원들과 이윤을 추구해야하는 강원랜드 공무원들간의 결탁이다.

채용비리를 뿌리뽑고 부정을 걷어내야하는 주무부처 공무원이 자신의 조카들 채용을 부탁했으니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수많은 젊은 구직자들은 이 순간에도 바늘귀 통과하기보다 어렵다는 취업문을 두드리고 있다.

취업자들이 채용비리 기사를 볼 때마다 느낄 상대적 박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구직자들과 부모들은 지금 대한민국 사회 모든 분야에 걸쳐 채용비리 수사를 통해 반칙과 특권이 없고 기회가 공정한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촛불혁명을 통해 사회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적폐청산에 대한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불평등을 심화하는 채용비리가 사라지지 않는다면 국민적 갈등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이 단순한 채용비리 사건으로 끝나지 않고 공무원과 공기업간 결탁 관계를 끊는 계기로 삼아야 하는 이유다.

김건호 기자 scoop312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