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평성 고려 구속해야” vs “지방선거 영향 줄라”… 檢의 고심 /관련 측근들은 모두 수감 상태/구속 수사 목소리에 무게 실려/檢, 이르면 16일쯤 ‘결단’ 가능성/영장 기각 땐 거센 후폭풍 전망/전직 대통령 2인 함께 구속 부담/文총장, MB 신병처리 결론낼 듯14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한 관심은 이제 검찰이 과연 그를 상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인지에 집중되고 있다.

일단 검찰 안팎에선 구속수사를 주장하는 목소리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이 전 대통령이 모든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증거인멸 우려가 있는 데다가 측근 등 관련자 상당수가 이미 구속된 만큼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르면 16일쯤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이 전 대통령의 전체 뇌물 혐의액이 100억원을 넘는 등 사안이 중대하다는 점, 범죄사실만 무려 20가지에 달할 정도로 혐의가 방대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의 주요 공범과 측근 대부분이 구속된 마당에 책임이 가장 무거운 이 전 대통령을 불구속기소하는 건 형평에 반한다는 점 등도 고려대상이다.

‘구속수사가 필요하다’는 의견 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지난달 5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상납 혐의로 구속기소하며 공소장에 김 전 기획관을 ‘방조범’,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각각 적시했다.

방조범이 구속됐는데 혐의가 더 무거운 주범을 불구속할 순 없다는 논리가 성립하는 대목이다.

이 전 대통령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한 점도 검찰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혐의가 어느 정도 소명돼 이미 구속된 핵심 관계자들의 진술 내용까지 전부 부정하며 ‘모르쇠’ 전략으로만 일관하는 태도는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밖에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법원은 사안의 중대성이나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 등을 기준으로 영장 발부를 결정한다.

도주 가능성이 없는 전직 대통령을 굳이 구속해야 하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이미 구속된 상황에서 또 다른 전직 대통령을 연달아 구속하는 것은 문재인정부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정치권 등에서는 야당을 중심으로 ‘검찰의 이 전 대통령 수사가 오는 6월 치러질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되는 경우 ‘문재인정권의 정치보복에 따른 무리한 수사의 결과’라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검찰이 정치적 후폭풍에 휘말릴 수 있다.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 수사 때에도 옛 대검 중수부가 영장기각 가능성을 우려해 소환조사 후 20일이 넘게 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적이 있다.

결국 이 전 대통령 신병처리 여부는 중앙지검 차원을 넘어 문무일 검찰총장의 결단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문 총장은 이날 이 전 대통령 소환조사 직후 수사팀으로부터 조사 내용과 향후 처리 방향 등에 관한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사팀의 보고를 받은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이 소환조사 6일 만에 영장 청구 쪽으로 결정을 내렸다.

1995년 비자금 조성과 5·18 군사반란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도 김기수 당시 검찰총장의 결단에 따라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치소 수감 신세가 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검찰 소환 통보에 불응했다가 곧장 체포됐다.

장혜진 기자 jangh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