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취임 직후 "설렁탕 국수사리 밀→쌀 바꾸자" 지시할 정도로 설렁탕 좋아해 / 2009년 노무현은 곰탕 배달시켜 식사… 노태우·박근혜는 미리 준비한 도시락 먹어뇌물수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14일 검찰에 출석한 이명박 전 대통령은 3시간20분가량의 오전 조사를 받은 뒤 설렁탕으로 점식심사를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9시30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포토라인 앞에서 취재진에게 6문장가량의 소감을 밝힌 뒤 곧장 청사 10층의 1001호 특별조사실로 향했다.

한동훈 중앙지검 3차장검사와 간단히 티타임을 한 뒤 오전 9시45분부터 본격적인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오전 조사는 이날 오후 1시5분쯤 끝났고 점식식사 이후인 2시에 오후 조사가 재개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께선 오전 조사 종료 이후 인근에서 배달해온 설렁탕 한 그릇 하신 걸로 알고 있다.밥은 잘 드셨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예전부터 설렁탕을 즐겨 먹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서초동에서 가장 유명한 설렁탕 가게에는 식당 사장과 이 전 대통령이 함께 찍은 기념사진이 내걸려 있기도 하다.

대통령 취임 직후인 2008년 3월에는 "설렁탕에 들어가는 국수사리로 밀 대신 쌀을 사용하자"고 제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밀가루 등 수입 곡물가 폭등으로 물가가 뛰자 이 전 대통령이 물가를 잡을 대안을 내놓은 것이다.

연간 6000억원에 달하는 쌀 재고 관리비를 절약하고 쌀 소비를 촉진하자는 취지도 있었다.

대통령 지시 직후 농림축산식품부가 앞장서 쌀라면·쌀국수 장려 운동을 시작했다.

특히 설렁탕 업체를 모집해 쌀국수 사리 넣기를 1개월간 시범적으로 운영했다.

하지만 쌀국수는 바로 삶아 먹지 않으면 밀가루 국수보다 찰기가 떨어져 손님 입맛을 잡는 데 실패했고 이 전 대통령의 ‘설렁탕 국수사리 쌀 대체론’은 없던 일이 됐다.

먼저 검찰청에 피의자로 소환됐던 전직 대통령들은 어땠을까. 박 전 대통령은 지난해 3월21일 검찰에 출석해 낮 12시5분부터 약 1시간 동안 조사실 옆 대기실에서 변호사 및 수행원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메뉴는 미리 준비해 간 김밥·샌드위치·초밥이 담긴 도시락이었다.

2009년 4월30일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에 소환된 노무현 전 대통령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출발해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으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김밥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저녁식사는 대검 인근 식당에서 미리 주문해둔 ‘곰탕 특(特)’으로 했다.

다만 대검 구내식당에서 계란 프라이를 조리해 노 전 대통령과 수행원들에게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5년 11월1일 역시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경우 출석 당일 오전 연희동 사저에서 미리 준비한 일식 도시락과 죽 등으로 점심과 저녁식사를 했다.

박 전 대통령의 ‘40년지기’이자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공범인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2016년 10월 검찰 소환조사를 받을 당시 저녁식사로 인근 식당에서 배달된 곰탕 한 그릇을 먹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1월12일 피의자 신분으로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소환됐을 당시 점심은 6000원짜리 도시락, 저녁은 자장면으로 각각 해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