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6월 서울시장 선거 후보로 이석연 전 법제처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 전 처장은 15일 언론을 통해 "홍 대표가 직접 자신에게 서울시장 후보 전략 공천을 제안했으며 현재 진지하게 고민 중"이라고 알렸다.

홍 대표도 "틀린 말이 아니다"라고 인정했다.

홍 대표가 이 전 처장 카드를 공개하면서 적절성, 흥행성, 당선 가능성 등의 물음표와 함께 선택한 의도에 대한 여러 분석이 제기된다.

우선은 시민운동가 출신의 이 전 처장 기용을 통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겨냥한다는 의도다.

이 전 처장과 박 시장의 이미지가 상당 부분 겹치기 때문에 사람 개인에 대한 평가보단 진영 싸움으로 끌고 갈 수 있다고 판단했을 거란 분석이다.

또, 이 전 처장과 박 시장이 같은 단체에 몸담은 적이 있어 누구보다 '적(敵)'을 잘 알 것이란 점도 반영됐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홍 대표의 이날 발언들은 그가 이런 의도가 있음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홍 대표는 강원도에서 일정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처장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창립 멤버이며 박 시장은 당시 거기에 있었던 사람이다.누구보다 박 시장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이석연"이라며 "아마 빅매치가 될 것이다.선거는 좌우 대결이다.이 전 처장이 나오면서 색깔과 본질이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도는 서울시장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에 대한 견제다.

개혁적 보수 색깔을 가진 이 전 처장이 사실상 같은 진영으로 볼 수 있는 안 전 대표에 대한 견제가 될 거로 판단했을 거란 관측이다.

더 나아가 홍 대표가 '선거는 좌우 대결'이라고 표현했던 것으로 보아 안 전 대표에게 '단일화' 메시지를 던지는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홍 대표는 이날 "안 전 대표가 나오면 한참 떨어지는 3등이다.안 전 대표에겐 표가 없다"며 안 전 대표를 깎아내렸다.

그러나 정치권에선 홍 대표의 '이석연 카드'가 효과가 있을지에 대해선 회의적인 시각이 상당하다.

우선 홍 대표가 겨냥한 박 시장이 여당의 후보로 확정되지도 않았다는 점이다.

박 시장이 최근 여권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것은 사실이나, 여기에는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본선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해도 당내 경선은 다른 문제다.

박 시장의 당내 경쟁자는 우상호·박영선 의원 등인데 당내 기반이 꽤 튼튼한 이들이다.

게다가 결선투표까지 진행된다면 계파 간 경쟁 양상을 띠며 박 시장이 밀려날 수도 있다.

박 시장은 민주당 내 비문(非 문재인계)으로 분류되고 있어 견제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 전 처장 개인의 제한점들도 많다.

일단 대중적 '인지도'에서 여타 다른 후보들보다는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인지도는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평가되는데 상대적으로 최근 정치 활동이 활발했던 다른 후보들과 경쟁이 되겠느냐는 지적이다.

또, 참신성이나 연령 등에 대한 부분도 기대감에 못 미친다는 평가다.

항상 보수진영을 향해 쏠리는 부정적 시각은 정치권이 너무나 익숙하고 젊지 못하다는 것이었다.

1954년생으로 이미 지난 2011년 서울시장 출마를 고민했던 이 전 처장이 그 요소들을 충족시키는 후보는 아니라는 시각이다.

정치전문가들도 이 전 처장과 관련해 나오는 지적들에 공감를 표했다.

보수진영에 정통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와 통화에서 "홍 대표가 이 전 처장의 성향 등을 고려하면서 이런 저런 면들을 모두 염두에 두고 이석연 카드를 한 번 띄우는 것 같다"면서도 "다만, 결선 투표제도 같은 변수들로 인해 박 시장이 된다는 보장은 없고 한국당 내부에서 그를 향한 시각이 긍정적일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도 통화에서 "이 전 처장이 참신하고 젊은 이미지를 주느냐는 조금 생각을 해봐야 할 것 같다"면서 "또한, 박 시장이 나올 가능성은 높지만, 저쪽(여권)에서 누가 나올지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홍 대표의 '집착'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복수의 보수진영 정치권 관계자들에 따르면 홍 대표는 지난 2011년에도 이 전 처장을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시키기 위해 애썼으나 결국 무산됐다.

이 관계자들은 "당시에도 이 전 처장을 선택한 홍 대표의 의도에 많은 의문이 제기됐으나 이번에도 같은 전개가 이뤄지고 있다"고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한편 홍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2011년 이 전 처장의 출마 무산과 관련 "당시 청와대 모 수석이 이 변호사(전 처장)에게 사실상 불출마를 종용하면서 당내 경선을 요구 하는 바람에 출마를 포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