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가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 격전지로 전락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번 시리아에 대한 공습으로 미국을 주축으로 한 서방과 시리아와 그 동맹인 러시아 간 긴장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신냉전’ 체제 아래 충돌이 격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습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3각 공조’가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정권과 그 후원자인 러시아를 겨냥해 강력한 무력시위를 보여줬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습 사실을 공식 확인한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시리아 타격 작전을 공개 발표했다.

이는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미국과 함께 영국, 프랑스가 공동으로 대규모 군사응징에 나섰다는 것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한 것이다.

2015년부터 시리아 내전에 본격 개입해 알아사드 정권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온 러시아에 서방이 강력한 군사적 경고를 보냈다는 관측도 낳고 있다.

2016년 미국 대선개입에 따른 트럼프 정부의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 올해 3월 러시아 출신 스파이 암살시도 사건 후 영국의 보복 조치와 러시아의 맞대응, 미국과 러시아 간 핵무기 경쟁 양상 등으로 서방과 러시아 간 갈등은 갈 데까지 간 상태였다.

양측은 이전에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우크라이나에 대한 사이버 공격, 알아사드 대통령 퇴진 문제 등으로 끊임없이 대립 또는 충돌을 빚어 왔다.

미국 CNN방송은 14일(현지시간) "시리아 내전이 미국과 러시아의 대리전이 됐다"고 분석했다.

문제는 시리아의 동맹 축인 러시아와 이란,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반발이 더욱 거세지면서 이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점이다.

이들 시리아의 ‘3각 동맹’은 시리아에 군 병력을 파견하는 등 내전에도 이미 깊숙이 개입한 상태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서방의 시리아 공습을 강도 높게 비판하며 "이 모든 일의 뒤에는 세계에서 도덕적 우위를 내세우고 자신의 특별함을 주장하는 자들이 있다"고 미국과 그 동맹국들을 겨냥했다.

이란 외교부는 미국이 영국, 프랑스와 함께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증거도 없이 시리아를 공습했다며 이들 국가가 결과를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헤즈볼라도 "미국의 대시리아 전쟁은 목표를 이루지 못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결사 항전의 의지를 나타냈다.

시리아 사태를 둘러싸고 미국을 주축으로 영국과 프랑스 대 러시아를 필두로 이란, 시리아, 헤즈볼라 간 대결구도가 더욱 부각된 형국이다.

더 나아가 모두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영국, 프랑스 대 러시아, 중국이 시리아를 포함한 국제무대에서 세 대결을 벌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서방의 이번 공습이 극히 제한된 목표물만을 타깃으로 해 단발성으로 끝났다는 점에서 확전 가능성이 작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이번 공격이 화학무기 의심 시설 세 곳만 노렸으며, 추가 공습도 없다고 못 박으며 사태 확산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공습의 구체적 피해 현황이 나오려면 시간이 필요하나, 러시아군은 물론 시리아 친정부군도 심각한 피해를 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영국 정부가 이번 공습에 매우 신중해 하는 반응도 포착됐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알아사드가 자국민에 화학무기를 다시 쓰지 않는다면 예정된 추가 공격은 없을 것"이라고 말하고 백악관에도 주의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도 "이것(시리아 공습)은 내전 개입이나 정권 교체에 관한 게 아니다"라며 "그 지역의 긴장을 더 고조시키지 않고 민간인 피해를 막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한 제한적이고 정밀한 타격"이라고 강조했다.

임국정 기자 24hou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