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스승’조차도 등 돌려 / “국민은 기억보다 기록 더 신뢰 / 무슨 말을 해도 변명으로 들려” / 여당 내부에서도 비판 줄이어 / 야권은 ‘정권 퇴진’ 등 총공세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사진) 전 일본 총리가 자신의 정치적 제자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 대해 "신뢰를 잃어가고 있다"며 "자민당 총재 3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학스캔들로 지지율이 급락하며 궁지에 몰린 아베 총리에게 스승마저 등을 돌린 모양새다.

15일 요미우리신문 등에 따르면 고이즈미 전 총리는 전날 이바라키현 미토시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베 총리가) 무슨 말을 해도 발뺌이나 변명으로 들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아베 총리는 오는 9월 자민당 총재 선거 때 3연임을 노리고 있으나, 만약 이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면 총리직에서도 물러나야 한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베 총리의 친구가 운영하는 ‘가케학원’이 50여년 만에 수의학부 신설 허가를 받는 과정에 아베 총리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기억보다 기록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록이 남아 있다면 어느 쪽이 거짓말을 하는지 대체로 상상할 수 있다"며 "국민은 기억보다 기록을 더 신뢰한다"고 강조했다.

가케학원의 수의학부가 설치된 지자체인 에히메현에서는 유치활동 당시 담당자가 기록한 문서가 최근 발견됐으며, 그 문서에는 야나세 다다오 당시 총리 비서관이 ‘총리 안건’이라고 말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농림수산성에서도 비슷한 내용의 문서가 발견됐다.

이에 대해 야나세는 "기억하는 한 에히메현 인사를 만난 적이 없다"며 애매하게 부정해 논란을 키웠다.

재무성이 모리토모학원에 감정평가액 9억5600만엔(약 94억9000만원)짜리 국유지를 1억3400만엔이라는 헐값에 팔고, 이와 관련한 결재 문서를 조작한 문제에 대해서는 "아베 총리가 (지난해 2월 국회에서) ‘나와 아내가 관여했다면 총리도 국회의원도 그만두겠다’고 한 발언이 발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내인 아키에 여사가 초등학교 명예교장을 맡고 있었는데 왜 관계가 없다고 말할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며 "말은 중요한 것"이라고 의문을 드러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또 모리토모학원 문제로 재무성이 결재 문서를 조작할 당시 담당자였던 사가와 노부히사 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을 국세청 장관으로 기용한 것에 대해서도 "아베 총리와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적재적소’라고 말했다"며 "그렇다면 왜 징계 처분을 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적재적소의 인물을 징계 처분할 리가 없다"며 "발뺌하는 말"이라고 비판했다.

사학스캔들과 관련해 야권뿐만 아니라 여당 내에서도 아베 총리에 대한 비판이 흘러나오고 있다.

노다 세이코 총무상은 "내각의 일원으로서 흐지부지하게 되지 않도록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당의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의 이노우에 요시히사 간사장은 "정부가 조사해서 국민이 의혹을 갖지 않도록 제대로 설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야권은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사쿠라이 미쓰루 민진당 참의원은 최근 6개 야당 합동 집회에서 사학스캔들에 대해 "총리의 정치 사유화"라며 "아베정권을 퇴진으로 몰아넣는 것뿐만 아니라 중의원 해산·총선거로 이어지게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