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제주도민들은 채널 20번에서 지역 날씨나 결혼, 부고, 채용 등의 정보를 접한다.

그날 날씨가 어떤지, 이웃 중에서 경조사는 없는지 등 지역의 각종 정보를 여기서 알 수 있다.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들은 항공 정보도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제주에 태풍이 오면 시청률이 40%에 육박한다.

이같이 제주도의 지역 특색에 맞게 도민과 관광객을 위한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곳이 KCTV 제주방송이다.

지난 13일 제주도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제주방송 본사를 찾았다.

1995년 케이블TV 개국 이래 제주방송은 성공적으로 지역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제주방송은 현재 제주도 유료방송 시장점유율 61%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인터넷 시장점유율은 25%로, KT에 이어 2위 사업자다.

제주방송은 자체 채널로 20번과 함께 7번을 사용한다.

6번은 SBS, 8번은 MBC로 앞뒤에 지역 지상파 방송이 위치한다.

지역방송 채널을 지상파 사이에 편성해 노출 수준을 높였다.

그만큼 프로그램 질을 높이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제주방송 관계자는 "지상파 방송과 동일한 수준의 화질을 위해 지역채널로는 처음으로 HD 전환을 했다"며 "시트콤이나 리얼 버라이어티 등 드라마, 예능, 다큐 등을 직접 제작하면서 자체제작 비율도 80% 이상"이라고 말했다.

또 표준어를 고집하는 지역 지상파 방송과 달리 제주어만 사용하는 프로그램이나 제주어 교육 프로그램을 편성해 지역 특색을 드러냈다.

자체 디지털미디어센터(DMC)를 구축해 디지털방송, 주문형 비디오(VOD), 양방향 서비스 등을 독자 운영한다.

호텔이나 학교, 마을 등 지역의 다양한 그룹별 맞춤형 프로그램도 구성했다.

지난 13일 방문한 KCTV 제주방송의 스튜디오 현장. 사진/안창현 기자 특히 보도 부문을 강화해 지역방송의 공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제주방송은 오전·오후 7시 종합뉴스를 중심으로 매일 뉴스 생방송 4회, 녹화방송 4회를 자체 편성한다.

제주방송 관계자는 "지역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지역방송은 중앙정부의 권력이 지방으로 이전되면서 이를 감시하고 비판하는 역할을 요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정 소식을 전하면서 유권자의 비판적 시각을 넓힐 수 있는 토크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은 지방의회 소식을 주요하게 다루는 것도 이 때문이다.

지역방송으로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지역사회와 공존하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제주방송 전일제 근로자 중에서 비정규직은 없다.

불가피하게 번역 등을 위한 시간제 근로자 비율은 2% 내외 수준이다.

또 콜센터와 고객서비스(A/S), 영업, 설치, 선로유지보수 등 현장부서를 본사가 모두 직영으로 운영한다.

회사 관계자는 "평생직장이 될 수 있도록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며 "고용노동부가 선정한 청년친화 강소기업에 선정된 점도 그런 노력의 결과"라고 귀띔했다.

하지만 다른 지역 케이블TV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제주방송 역시 운영상 어려움이 많다.

광고 등을 통해 방송사 수익을 얻기 힘든 적자 구조다.

더구나 지역 케이블방송으로 생존하기 힘든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처음 디지털 위성방송이 등장했을 때 케이블 사업자들은 디지털 DMC나 VOD 서비스를 구축했다.

초고속 인터넷이 출시됐을 때도 가정 내 광케이블(FTTH)에 투자하며 대응했다.

그런데 이같은 위기극복이 인터넷(IP)TV 이후에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게 됐다.

공대인 KCTV 제주방송 전무는 "IPTV 이후 모바일과 방송시장의 경쟁구도가 형성됐다.모바일과 유료방송 시장규모의 차이가 큰 상황에서 모바일 지배력이 방송시장도 좌우하는 현실"이라고 우려했다.

알뜰폰 사업을 시작해 모바일 결합상품에 대응하고 있지만, 이동통신 3사의 벽을 넘기는 역부족이다.

공 전무는 "지역 케이블들이 공정한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제주=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