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면역질환에 걸려 코 수술을 받은 영국의 한 40대 여성이 아침방송에서 진행자와 인터뷰 중 인공 코를 얼굴에서 뗀 것과 관련해 "사전에 제작진이 경고 메시지를 띄워야 했다"고 지적한 매체들을 향해 "당신들의 생각부터 고쳐야 한다"는 네티즌들의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영국 ITV1채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This Time Next Year’라는 방송 프로그램에서 2012년 자신이 기르던 개와 부딪힌 뒤, 자기면역질환에 걸려 인공 코를 달아야 했던 제인 하드만(48)의 사연을 소개했다.

방송에 따르면 하드만은 반려견과 부딪힌 뒤, 코피를 흘렸으며 부풀고 냄새를 맡지 못하는 등 증상이 연이어 나타나자 병원을 전전한 끝에 자기면역질환의 하나인 ‘베게너 육아종증(Wegener's granulomatosis)’ 진단을 받았다.

코와 목·폐·신장에 존재하는 동맥이나 정맥과 같은 혈관에 염증이 생겨 조직이 썩는 전신성혈관염으로 하드만은 코가 ‘무너지는’ 일을 겪었다.

2년에 걸쳐 화학치료 받았지만 차도가 없자 의료진은 코를 완전히 제거하는 게 낫다고 하드만에게 밝혔다.

어떠한 냄새도 맡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하드만은 눈물만 흘렸다.

특히 손주들을 씻긴 뒤, 비누냄새를 느끼지 못한다는 사실은 그를 더욱 큰 슬픔에 빠뜨렸다.

정확한 시기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다행히 버밍엄의 퀸엘리자베스 병원에서 인공 코를 얻게 되면서 어두웠던 악몽에서 하드만은 겨우 벗어났다.

사람들이 자기를 보는 게 두려워 고개 숙인 채 걷지 않아도 됐다.

자기 피부색에 맞춘 인공 코는 한층 더 자신감을 갖게 했다.

이 같은 사연을 전하면서 하드만은 진행자와 인터뷰 중 자기 인공 코를 떼었다.

코를 떼자 수술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인공 코와 얼굴 피부를 잇는 자석도 노출됐다.

하드만의 행동에 한 진행자가 ‘헉’ 소리를 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일부 매체는 스튜디오에서 하드만이 한 행동을 전하며 "시청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프로그램 제작진이 사전에 "경고(Warning) 메시지를 띄워야 했다"고 강조했다.

네티즌의 생각은 많이 다른 듯하다.

특히 매체를 지적하는 이들이 관찰됐다.

한 네티즌은 "어떠한 경고 메시지도 필요하지 않다"며 "왜 보기 좋게 꾸며진 것(sugar coated)들만 보기를 원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댓글을 달았다.

다른 네티즌도 "어째서 경고가 필요하느냐?"고 물었다.

역경을 이겨낸 여성의 사연을 전하기보다 일부 시청자의 반응을 확대해 자극적으로 부풀리려 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이 외에도 "그의 용기와 강인함에 박수를 보낸다.공개된 자리에 나와 자기 이야기를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 "불만을 나타낸 사람들은 스스로를 부끄러워해야 한다.그들은 하드만이 바깥에 나갈 때마다 바닥만 보고 걷게 했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만약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