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 스모대회에서 불거진 ‘금녀’ 논란이 사회 문제로 지적된 가운데 금녀전통을 깬 양조장이 현지 언론의 조명을 받았다.

15일 마이니치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본 사이타마현에서 6대가 이어온 한 양조장이 170년간 이어진 ‘금녀’ 전통을 버리고 여성에서 기술자을 가르치고 있다.

일본 에도시대 후기인 1844년 문을 연 이 양조장에는 지난 2014년까지 '여성의 출입을 금지한다’는 목패가 걸려있었다.

일본에서 특정 행사나 활동에 여성을 금지하는 배경에는 ‘여성은 더럽다는 생각’ 때문으로 전해졌다.

게이오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설명에 따르면 일본에서는 월경과 출산 등으로 신체 일부가 몸에서 분리되는 현상을 ‘불길하고 깨끗하지 않다’고 여겨 성스러운 곳으로 인식되는 장소나 물건에 여성이 접하지 못하도록 금기시하고 있다.

얼마 전 일본 스모경기장에서 여성을 씨름판에서 내려오게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양조장에서도 앞선 이유로 여성의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며 여성이 출입한 흔적이 발견되면 소금을 뿌리는 등 아쉬운 모습이 현재도 남아있다.

이러한 가운데 사이타마의 한 양조장에서는 장녀에 집안 대대로 전해진 양조법을 전수하는 등 파격적인 행보로 주목을 받았다.

양조장 7대 기술자가 된 사토 마리코(27) 씨가 그 주인공으로, 대학에서 IT를 전공한 그는 집에서 만든 술을 판매한 것을 시작으로 술에 대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그는 "금녀라는 규칙에 따라 할머니도 어머니도 창고나 양조장에 들어갈 수 없었지만 나는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게 돼 기쁘다"며 "가업을 이어가기 위해 외부에서 기술자를 들여온 적도 있었지만 시대가 변한 지금 여성 직원도 창고에 드나들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양조장에 들어가기 위해 화장을 못 하는 등 불편한 점은 있지만 대대로 이어져 온 전통을 지키기 위해 희생도 필요하다.술은 기술자 성격을 닮는다고 한다.깔끔한 맛의 술을 만드는 게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주조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술 만드는 여성 기술자는 공식적으로 단 18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 한 사람이 마리코 씨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사진= 마이니치신문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