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로봇 시대가 오면 세계 각국에서 공산주의가 부활할 것이라고 영국의 중앙은행인 영란은행(BOE)의 마크 카니 총재가 주장했다.

카니 총재는 최근 캐나다에서 열린 ‘성장 정상회의’ 연설을 통해 AI와 로봇의 발달로 세계 각국에서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 대량 실업 사태가 발생하고, 노동자의 임금이 정체돼 향후 한 세대 내에 공산주의가 부활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의 인디펜던트, 미국의 뉴스맥스(NewsMax) 등이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카니 총재는 "마르크스와 엥겔스가 다시 의미 있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반 사이에 제1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노동자는 생산성이 떨어지고, 임금이 정체돼 처참하게 가난한 신세에 처했다.

그 시대를 배경으로 카를 마르크스의 공산주의 이념이 태동했다.

마르크스는 1848년 공산주의자동맹의 의뢰를 받아 ‘공산당 선언’을 집필했다.

그로부터 150여 년이 흐른 뒤 AI와 로봇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카니 총재는 "플랫폼이 섬유 공장을, 머신 러닝(컴퓨터가 인간의 학습 능력과 같은 기능을 실현하는 기술)이 증기 엔진을, 트위터가 전보를 대체하는 시대를 맞아 150년 전과 완전히 동일한 사회·문화적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니 총재는 마르크스가 ‘공산당 선언’을 집필하던 시대 환경과 지금의 사회가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말했다.

지난 2008년 말 금융 위기 이후 전 세계적으로 임금 정체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이는 국제 사회가 19세기에 경험했던 일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그가 강조했다.

노동 시장에서는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중간급 기술을 가진 노동자는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어렵게 됐다.

과거에서는 ‘기술직’이라고 여겼던 일자리도 사라지고 있다.

컴퓨터아 기계가 그런 일자리를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카니 총재는 "일반인의 90%가 ‘자동화’로 인해 자신의 일자리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기업 최고경영자(CEO)의 90%가 그와 정반대로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공동화 현상은 이미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로펌에서 전통적으로 신출내기 변호사의 업무였던 판례 찾기 등은 이미 AI가 대신하고 있다.

금융 기관은 AI와 빅 데이터를 이용해 고객 관리를 하고 있다.

자율 주행 자동차가 나오면 택시 기사는 설 땅을 잃는다.

이처럼 이제 인적 자원은 갈수록 필요가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

그렇다면 AI 시대를 앞둔 카니 총재의 조언은 무엇인가? 카니 총재는 "이제 노동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기술은 인간관계 관리 기술이고, 이 기술이 있으면 오락 및 서비스 산업 분야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