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폭탄을 퍼부을 준비를 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이에 강력히 맞대응함으로써 미·중 무역 전쟁의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의 정면 대결로 글로벌 금융 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선제공격에 나선 이유는 무엇일까? 미국의 일간 신문 USA 투데이는 15일(현지시간) 켄 피셔(Ken Fisher) ‘피셔 인베스트먼트’ 회장의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가 북한 핵 문제를 풀기 위해 중국과 무역 전쟁을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피셔 회장은 미국의 200대 부자 중의 한 사람으로 그동안 11권의 저서를 출간했고, 이 중 4권은 뉴욕 타임스 선정 베스트 셀러에 올랐다.

피셔 회장은 "트럼프가 얼마나 바보인지 모른다고 사람들이 생각할지 모르지만, 그가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통상 문제로 여길 정도로 바보는 절대로 아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동기는 다른 데 있고, 그것은 북한 문제를 풀기 위해 중국을 끌어들이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대중 관세는 ‘새 발의 피’트럼프 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려는 관세는 그 액수가 미미한 수준이고, 실제로 집행하기도 어렵다고 피셔가 강조했다.

미국이 만약 1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 산 제품에 10∼25%의 관세를 매기면 그 금액이 400억 달러도 안 된다는 것이다.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해도 역시 400억 달러 선에 그친다.

그러나 이 정도의 관세 폭탄 투하로 미국 등이 경기 침체기에 빠져들 가능성은 없다고 그가 단언했다.

현재 세계 경제 규모는 800조 달러가량이고, 매년 3%가량씩 성장하고 있다.

세계 평균 인플레이션도 약 3%가량이다.

이는 곧 글로벌 경제가 매년 3조 달러가량 명목 성장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국과 중국이 관세 전쟁으로 800억 달러가량의 손실이 발생해도 이는 글로벌 경제 1년 성장액의 2.7%에 불과하다.

피셔는 "800억 달러는 800조 달러의 호수에 던지는 조약돌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대북 제재 효과 미미피셔 회장은 미국과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도 별다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현재 대북 제재에 참여하는 나라는 미국 등 20여 개국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나머지 175개국가량은 대북 제재에 동참하지 않고 있고, 미국이 이들 불참 국가를 통제할 수도 없다고 피셔가 주장했다.

대북 제재 동참 국가가 북한과의 무역을 중단해도, 이들 국가가 나머지 175개국과는 정상적인 거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약간의 중개료가 들 수는 있지만, 북한의 대외 거래에 별다른 지장이 없다는 것이다.

피셔는 "북한이 이 중개료로 내는 비용은 많아야 1% 정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재산과 비교하면 극히 미미한 액수라고 그가 강조했다.

◆트럼프의 전략트럼프의 저서 ‘협상의 기술’을 보면 트럼프가 협상에 나설 때는 처음에 아주 뻔뻔스러운 입장을 취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트럼프가 중국과 무역 전쟁을 시작할 때도 이런 태도를 보인다고 피셔가 지적했다.

트럼프는 핑계를 일삼고, 속임수를 쓰는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하고 있는 일련의 행동을 연결해 보면 그가 북한을 겨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피셔가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자 그 다음 주에 김정은이 부랴부랴 중국을 방문했다.

피셔는 "북한은 중국의 도움이 없으면 숨을 수가 없고, 미국은 중국의 도움이 없으면 북한과 협상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관세를 부과한 것은 이런 전체적인 과정이 굴러가게 하려는 목적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