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화약고' 시리아를 중심으로 지정학 리스크가 부상하고 있다.

정유업계는 시리아의 원유 공급 비중이 크지 않아 여파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국제 유가가 계속 오르면 정제마진에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서부텍사스산원유(WTI)의 평균 유가는 배럴당 66.0달러, 두바이유는 67.3달러로 2014년 이후 3년 5개월 만에 고점을 찍었다.

시리아 공습이 있던 14일(현지 시각) 두바이유는 배럴당 67.58달러, 브렌트유 72.06달러, WTI는 배럴당 66.82달러에 거래됐다.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군사 공격이 시작되면서 리스크가 커졌고 국제 유가도 덩달아 올랐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3개국은 시리아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결론짓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 바르자 연구개발센터에 미사일 76발, 시리아 서부 도시 홈스 외곽 화학무기 단지 저장고와 벙커 등 2곳에 29발 등 총 105발의 미사일을 쐈다.

이에 대해 정유업계는 시리아 원유 생산량이 미비해 원유 공급 부족에 따른 유가 상승에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시리아 폭격으로 국제원유 공급에 차질이 없어 중동산 원유 가격 급등 폭이 크진 않을 것"이라면서 "이전 사례를 살펴보면 지정학적 긴장감은 조기에 안정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전유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유가 수준이 배럴당 60~70달러지만 불확실성이 일단락되기 전까지 단기적으로 70달러를 웃돌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일반적으로 국제 유가가 상승하면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활성화되고 플랜트 발주는 증가하는 등 전방산업 수요가 늘어난다.

하지만 지정학적 요인으로 유가가 오르면 수요는 제자리걸음을 하고 정유업계 수익 지표인 정제마진은 그대로인 채 원가 부담만 늘어날 수 있다.

정제마진은 휘발유와 경우 등 석유제품 원료인 원유 가격과 수송, 운영비 등의 비용을 뺀 이윤이다.

또 다른 정유업계 관계자는 "지정학적 리스크로 유가가 상승하면 미국이 셰일 생산량을 늘려 유가를 잡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시리아 사태가 주변국으로 번지면 유가 변동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시리아의 원유 생산량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이란 등과 인접해 있고 이들 설비 시설 타격이 원유 생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리아 사태는 단순히 내전문제가 아니라 중동지역 '갈등의 축소판'이다.

이란, 러시아, 이스라엘, 미국, 유럽 등 지역별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다는 얘기다.

정유업계가 우려하는 것은 수요 위축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제 유가가 60달러를 넘어 상승세를 이어가면 원재료 가격 안정화와 석유제품 수요 증가세 구도가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원유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면 정제마진에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석유제품 가격도 오른다.

지나치게 상승하면 수요가 위축돼 결국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 국내 정유사, 중동산 원유 수입 의존도 줄인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업체들의 원유 도입 다변화 노력이 '중동 리스크'를 줄이는 해법으로 등장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지난 2월 원유 수입량은 9444만 배럴이며 이 가운데 중동산 원유는 7394만 배럴에 달한다.

이는 국내 전체 원유 도입 가운데 77.4%에 해당한다.

우리나라의 중동산 원유 비중은 그나마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우리나라 도입 원유 중 중동산 비중은 81.7%였다.

이는 2016년(85.9%)에 비하면 4.2% 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반면 지난 2월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호주 등 아시아산 원유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3.2% 증가한 761만 배럴이 수입됐다.

특히 미국과 멕시코산 원유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2.0%가 늘어난 423만 배럴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은 반면 셰일오일 개발 확대로 미국산 원유 경쟁력은 높아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이 수입선 다변화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