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검찰화' 한다더니 '민변 코드인사'… 법무부 안팎 불신·우려 확산법무부가 박근혜정부 시절 임명된 이헌(사진) 대한법률구조공단 이사장 해임 절차를 가속화하고 나섰다.

일각에선 세월호 참사 4주기를 맞아 이 이사장이 과거 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부위원장을 지낸 경력이 그의 발목을 잡은 것 아니겠느냐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 이사장은 법무부의 해임 결정에 불복해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방침이다.

법무부는 16일 경북 김천 대한법률구조공단 본부로 이 이사장 해임에 관한 청문 실시 통지서를 보냈다.

청문 일시는 오는 27일 오후 2시, 장소는 정부과천청사 1동 112호 회의실이다.

청문을 언론 등에 공개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법무부가 밝힌 공식적 해임 사유는 ‘독단적 방식의 기관 운영, 공단 구성원들에게 차별적이고 모욕적인 언사 남발, 인센티브 3억4000만원 무단 지급’ 등이다.

여기에 법률구조공단 소속 변호사와 직원들의 그의 사퇴를 촉구한 점도 원인이 됐다.

공단 일반직으로 구성된 노조는 지난 2월 공단 창립 31년 만에 최초로 파업을 하면서 이 이사장의 독단적 회의 운영, 개인 홍보에 공단 예산 사용, 해이한 복무 행태 등 문제점을 지적하며 사퇴를 요구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공단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어 노사문제의 자체 해결은커녕 공단 운영조차 정상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해임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법무부가 제시한 해임 사유를 반박하며 "부당한 조치"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단을 수년간 적자에서 흑자 상태, 경영평가 우수단계의 성과가 있었고 내부적 의견수렴 등 소통 강화와 법률구조의 내실화, 공단의 존재와 활동에 대한 적극적 홍보, 외부기금 유치 같은 성과를 거뒀다"며 "해임당할 잘못이 있지 않으니 사퇴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법률구조공단 이사장 임기는 3년으로 2016년 5월 취임한 이 이사장은 내년 5월까지 재직할 예정이었다.

일각에선 이 이사장이 박근혜정부 시절 임명된 점을 들어 "정권교체 후 문재인정부와 ‘코드’가 맞는 인사를 앉히려는 수순 아니겠느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더욱이 이 이사장은 2015년 8월 당시 여당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추천 몫으로 세월호특조위 부위원장에 임명됐다.

그는 야당 특조위원들을 중심으로 박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행적 조사 움직임이 일자 이에 반발, 임명 6개월 만에 부위원장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문재인정부 들어 법무부를 장악한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변호사들은 세월호 관련 전력을 들어 이 이사장에 부정적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법률구조공단을 관할하는 법무부 인권국 황희석 국장은 ‘법무부 탈검찰화’ 차원에서 기용된 외부인사로 민변 출신이다.

이 이사장이 해임되면 법률구조공단은 이사장 2명이 연속으로 임기를 마치지 못하고 물러난다.

이 이사장의 전임자였던 곽상도 전 이사장은 2015년 3월 공단 이사장에 임명됐다가 이듬해인 2016년 20대 국회의원 총선 출마를 목적으로 8개월 만에 그만둬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사장의 잦은 교체로 서민 법률구조 업무에 지장이 초래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대목이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