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버드나무껍질, 녹차잎, 개똥쑥, 봉침…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해당 단어들의 공통점은 모두 천연물의약품의 재료로 사용된다는 점이다.

천연물의약품이란 자연계에서 얻어지는 동·식물, 광물, 미생물 등과 이들의 대사산물을 총칭하는 천연물을 이용한 의약품을 일컫는다.

생약이나 천연물신약, 한약 등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해당 용어들은 모두 천연물의약품의 범주에 속한다.

평균수명과 환경오염의 증가, 생활습관 급변에 암과 뇌졸중, 알츠하이머 등 난치성질환의 발병률이 증가하면서 천연물의약품의 존재감 역시 부각되고 있다.

해당 질병들은 치료를 위해 장기간의 약물 복용을 요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중요하다.

그런데 일반 화학의약품이 크고 작은 부작용이나 후유증을 낳는 반면, 천연물의약품은 자연 원료를 활용해 인체에 거부감이 적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023년까지 천연물의약품 시장 규모가 423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는 상태다.

현대 의약품의 대표적 형태라고 할 수 있는 화학의약품은 사실 천연물의약품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화학의약품의 기원은 15세기 이후 신대륙과 식민지 원주민들이 약용식물을 민간요법으로 활용하던 것을 유럽으로 옮겨올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후 19세기 들어 화학기술이 발전하면서 약용식물에서 유효성분을 추출, 이를 정제하고 합성하는 방식으로 발전한 것이 최근의 화학의약품의 유래다.

진통제의 대명사인 '아스피린' 역시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해열·진통제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화학의약품 '아스피린' 역시 천연물의약품 재료로 사용되는 버드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으로 만들어졌다.

경기 양평군 물소리길 소재 '버드나무 나루께길'. 사진/한국관광공사 흔히 민간요법에 사용되는 것으로 인식되는 천연물의약품은 생각보다 우리 생활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다.

식물성 재료를 활용한 한약이 대표적이 예다.

실제로 중국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인구의 80% 가량이 1차 치료 요법으로 천연물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천연물의약품은 화학의약품을 앞세워 발전한 서구권에 비해 전통적으로 한의학과 민간요법 등 천연물을 적극 활용해온 국내 환경에 적합한 분야로 꼽힌다.

한반도에 존재하는 전통 천연물의 종류만 4000여종에 이를 정도로 환경 역시 우호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수준의 과학적 원리 규명과 원료 성분의 표준화가 미흡한 것이 천연물의약품의 한계로 지적돼왔다.

하지만 최근 한류열풍 등에 힘입어 천연화장품의 글로벌 진출이 확대되거나 천연물의약품의 대규모 기술수출이 성사되는 등 글로벌 성공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상태다.

지난 1월 동아에스티가 산약 및 부채마를 원료로 개발 중인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를 미국 뉴로보 파마슈티컬스에 1900억원 규모로 기술 이전 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같은 행보 속 천연물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 등 글로벌 천연물 제품 시장은 연간 7% 이상의 규모 성장을 보이는 유망 분야로 자리잡았다.

이에 정부 역시 두 팔을 겉어붙이고 해당 시장 육성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 1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서울시 관악구 서울대학교에 위치한 바이로메드 연구소에서 이진규 제1차관 주재로 천연물 관련 전문가 간담회를 개최, '한반도 천연물 혁신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국내에 소재한 전통 천연물의 적극적 확보와 과학적 원리 규명 박차, 혁신성장 생태계 등을 조성해 지난해 2.2%(약 15조원)에 불과했던 천연물 제품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오는 2022년까지 4%(약 39조원)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