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 보고서 분석 / 정부, 신규사업 10건이나 조사 면제 / 6810억 규모 전액 청년일자리 사업 / 청년교통비 지원, 예산 불용 가능성 / 국회 삭감한 것도 버젓이 재차 편성 / “끼워넣기 통과 땐 피해는 국민 몫” / 심의도 못마쳐… 일정 맞출지 불투명 / 野 “국회 권한 무시…전액삭감 별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안(추경안)을 놓고 제대로 된 심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일부 사업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생략하거나 본예산 심의에서 삭감한 예산을 다시 올리는 등 문제점이 발견되면서다.

여야가 18일까지 추경안 처리를 공언한 상태라 일부 부실한 정부 예산안이 그대로 국회를 통과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국회예산정책처의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정부는 이번 추경안에 편성된 신규사업 10건에 대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했다.

6810억원 규모다.

예비타당성 조사는 사업 규모가 500억원 이상일 경우 사전에 사업 타당성을 조사하는 제도다.

이번에 예비타당성 제도가 면제된 사업은 전부 청년 일자리 사업이다.

예산정책처는 "재정 투입에 따른 (예비타당성 제도의) 고용효과 분석을 통해 사업의 타당성 검토가 선행되었다면 보다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자칫 재정 투입에도 집행 부진이나 예산불용 등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실제로 976억원이 투입되는 산업단지 중소기업 청년교통비 지원사업에 "사업 추진 일정상 지원 후 실사용 기간이 짧다"며 예산불용 가능성을 지적했다.

본예산 심의 시 국회가 삭감했거나 전년 예산에 비해 예산편성액이 줄어들었음에도 추경예산으로 다시 편성된 경우도 존재한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자체 조사 결과 지난해 추경 및 올해 본예산 심의 시 삭감된 예산이 올해 추경에도 4559억원이나 편성됐다고 주장했다.

이 중 중소기업 모태조합출자 사업이 3000억원으로 가장 많다.

한국당은 "헌법 54조에 명시된 국회의 예산 심의·확정 권한을 정면 반박하는 행위로 반드시 전액 삭감하겠다"고 별렀다.

또 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 분석에 따르면 추경안으로 제출된 71개 기존 사업 중 해외봉사단 및 국제개발협력 인재양성 사업 등 7개 사업은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올해 정부 예산안 편성 때 삭감되었음에도 증액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부실 사업들이 끼워 넣기 식으로 추경을 통과한다면 그 피해는 온전히 국민 몫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작 국회 심의는 졸속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커 보인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등 일부 상임위는 이날 추경안 심의를 마치지 못했다.

국회 예산결산특위는 정부로부터 종합정책질의를 한 뒤 예산안소위를 가동하기로 했지만 여야가 본회의를 열기로 한 18일 오후 9시까지 심의를 마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평화당은 18일 본회의 개최에 반대해 예산심의를 보이콧하기로 했다.

한국당도 "공무원 증원사업 등을 전액 삭감하겠다"며 추경안에서 위기지역 대책을 제외한 예산(약 3조원)의 절반인 1조5000억원을 삭감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심의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정부가 일할 수 있도록 밤샘 심의를 해서라도 추경안 심의를 시한 내에 마쳐야 한다"며 시한 내 통과를 압박했다.

이도형·최형창 기자 scop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