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37) 대한축구협회유스전략본부장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방송 해설위원으로 데뷔한다.

한국 축구 레전드의 방송 활약에 초첨이 맞춰지는 가운데 축구 팬들은 과연 월드컵 중계에서 박지성 해설위원의 '때문에'는 몇 번이나 들을 수 있을지 궁금해 하고 있다.

박지성 해설위원은 특유의 말버릇인 '때문에'를 일부러 피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16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 SBS 사옥에서는 SBS '러시아 월드컵'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박지성 본부장이 해설위원으로, 배성재 아나운서와 조정식 아나운서가 캐스터로 참석했다.

또 손근영 SBS 스포츠부국장이 러시아 월드컵 단장으로 함께 자리를 빛냈다.

박지성과 배성재는 남색 슈트와 빨간 넥타이를 매칭한 동일한 복장으로 등장했다.

두 사람은 연신 서로를 향해 웃음을 지어 보이며 찰떡같은 월드컵 중계 호흡을 약속했다.

SBS는 박지성이 해설을 담당한 가운데 경쟁사 KBS는 이영표, MBC는 안정환이 마이크를 잡는다.

2002 한일 월드컵 영웅이 '해설 삼국지'에 나서는 진풍경이 펼쳐지게 됐다.

선수 시절 동료들이 러시아 월드컵 해설위원으로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자 취재진들도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박지성은 이영표, 안정환 해설위원과 경쟁에서 차별화된 해설을 예고했다.

월드컵을 현역으로 3번이나 참가한 박지성이지만 해설위원으로는 첫 경험이다.

그는 "방송국 입장에서 시청률을 당연히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제안을 받고 가장 먼저 고민한 것은, 경쟁을 통해 이겨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해설을 맡으면) 한국 팬들에게 조금 더 다양한 해설을 해드릴 수 있겠구나' 싶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각자 선수 생활을 다르게 해왔고 축구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그 점이 팬들의 다양성을 열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서 "그걸 토대로 해설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선수 생활 후 지도자가 되지 않을 것을 이미 밝힌 상태였다.배성재 아나운서가 '지도자로서 축구 철학을 보여줄 수 없기에 해설을 통해서 박지성이 어떻게 축구를 했고 어떻게 바라보는지 팬들과 공유할 수 있다면 그것도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되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했다"고 덧붙였다.

박지성은 "그 부분이 다른 포인트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배성재는 "(박지성을) 섭외를 할 때 '한국 축구가 영웅을 필요로 한데 감독 아니면 해설을 고르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지성이) 그렇다면 해설을 고른다고 하더라. 시청률 경쟁은 SBS 방송사의 몫이다.한국 축구의 레전드인데 시청률 경쟁의 최전방에 나서기 보다 포장, 마케팅은 방송사가 할 테니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 SBS 해설위원의 느낌보다 월드컵 해설자의 느낌으로 함께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박지성은 자신만의 해설 포인트가 있냐는 물음에 "내가 해설을 한다고 했을 때 과연 '때문에'가 몇 번 나올지 걱정을 많이 하더라. 그게 해설에 도움이 된다면 사용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해설 콘셉트에 관련된 질문에는 "지금 당장 말한 순 없다"고 말했다.

또한 박지성은 "리허설을 통해 제가 잘 할 수 있는 걸 찾고 보여주면, 팬들이 '이런 부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구나' 판단할 거라 본다"라며 "그 얘기를 듣고 강화를 해 나갈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배성재는 "(박지성은) 굉장히 스마트하고 정확하게 판단한다.말에 욕심이 많지 않지만 자신이 보고 판단한 것을 정확히 빠르게 말한다.그리고 친절하다"고 칭찬했다.

또한 "생각보다 훨씬 웃길 것 같다"고 부연했다.

약 70분의 기자간담회가 끝나고도 취재진들을 쉽사리 자리를 뜨지 못했다.

바로 박지성과 셀카 타임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배성재 아나운서가 "박지성과 셀카 찍고 싶으신 분들은 찍으셔도 좋다"고 말하자, 취재진들은 단상 근처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레전드' 박지성의 인기가 다시 한번 실감 나는 순간이었다.

기자간담회에서도 절친한 사이임을 엿볼 수 있는 박지성과 배성재가 주축을 이루는 SBS 러시아 월드컵 중계는 어떤 모습일지 기대가 높아진다.

유쾌한 입담을 예고한 박지성과 배성재는 오는 6월 15일(한국시간)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를 시작으로 월드컵 중계 호흡을 맞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