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아르 속 브로맨스·로맨스 ‘어필’ / 팬덤 형성·종영 후 70여회 상영회지난해 5월17일 개봉한 설경구, 임시완 주연 영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은 종영시점인 6월 말까지 관객 93만명을 불러 모으는 데 그쳤다.

손익분기점은 230만명, 한마디로 ‘흥행 실패작’이었다.

그런 ‘불한당’이 지난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21관에서 ‘개봉 1주년 기념 상영회 Thank you again’을 열었다.

변성현 감독과 배우 설경구, 김희원, 전혜진, 허준호가 참석하고 팬들 500여명이 함께한 ‘성대한’ 행사였다.

이는 ‘불한당’과 설경구에 빠진 20∼30대 여성 팬들, 일명 ‘불한당원’들이 지난 1년간 다져온 팬덤의 힘이다.

투자배급사인 CJ 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꾸준히 ‘불한당’을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보답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불한당은 흥행하지 못했지만 마니아층이 형성되면서 전국 각지의 팬들이 자발적인 대관 상영회를 지속적으로 열어왔다.

종영 후 지금까지 70여회 상영회가 열려 지난달까지 누적 관객수 95만명을 넘겼다.

지난해 11월 발매된 ‘불한당’ DVD는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보다 높은 판매를 기록했다.

시나리오북, OST 등은 발매와 동시에 매진됐다.

CJ 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에 이번 1주년 행사를 알리는 공지가 뜨자 2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고, 행사 초청을 위해 200여명(1인2장)을 추첨하는 데 1500명가량이 신청해 식지 않은 인기를 증명했다.

남성들이 떼로 나오는 누아르 영화 ‘불한당’이 젊은 여성팬들을 사로잡은 데는 ‘멜로’ 코드의 공이 컸다.

누아르의 외피를 두르고 있지만 조직의 1인자가 되려는 한재호와 신참 조현수가 ‘브로맨스’와 ‘로맨스’의 모호한 경계를 타는 감정이 좋았다는 것이다.

스타일리시한 연출과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남긴 구성도 관객들의 토론을 이끌어내 팬덤 형성에 기여했다.

설경구는 이날 행사에서 "1주년 행사까지 치르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변함없이 사랑해준 불한당원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