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비를 내년까지 모두 철수하기로 했습니다.

헌정질서를 짓밟은 두 전직 대통령의 경호에 경찰력을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적극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박서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높은 담벼락 옆, 경찰들이 촉각을 곤두세운 채 경비를 섭니다.

군사쿠데타는 물론, 광주 민주화운동에서 무고한 시민들을 학살한 혐의로 무기징역을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사저입니다.

걸어서 5분 거리에는 같은 혐의로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자택이 있습니다.

굳게 닫힌 문 앞에는 마찬가지로 경비 초소가 군데군데 세워져 있습니다.

두 전직 대통령에게 투입되는 경찰 인력은 모두 80명 정도, 연간 9억 원의 예산이 쓰이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모든 예우는 정지됐지만, 예외조항에 따라 경호와 경비는 이렇게 변함없이 제공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군홧발로 국민을 학살한 자들에게 혈세를 투입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빗발쳤고, 결국, 군인권센터와 민주화 실천가족운동협의회 등 시민단체가 나섰습니다.

내란 수괴이자 헌정 질서를 짓밟은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저 경호에 경찰력 투입을 중단하라는 청원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린 겁니다.

청와대의 공식 답변이 나오기도 전에 먼저 경찰이 발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이철성 경찰청장은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경비 인력을 올해 20% 감축하고, 내년까지 전부 철수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청장은 국민 여론을 수렴해 경비 인력은 단계적으로 모두 빼겠다면서, 다만 현재 10명에서 5명까지 준 경호 인력까지 철수하는 것은 법률 개정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법의 단죄가 이뤄진 지 벌써 20년,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해 늦었지만, 마땅한 조치가 내려졌다는 평가입니다.

YTN 박서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