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견검사들의 ‘군기’부터 잡아야 한다."‘드루킹’ 김동원(49)씨의 포털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사진) 특별검사팀이 27일 공식 출범한 가운데 법조계에서 특검 성공의 요인으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말이다.

드루킹 특검팀은 법무부를 통해 검찰에서 방봉혁 서울고검 검사 등 총 13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 받은 상태다.

특검팀은 특검(고검장급)과 특검보(검사장) 등 지휘부는 변호사 출신 인사들이 맡고 실제 수사 실무는 검찰에서 파견을 나온 검사들이 담당하는 구조다.

피의자 및 참고인 소환조사와 압수수색, 체포, 구속 등 각종 영장 및 공소장 초안 작성도 파견검사들 몫이다.

◆"파견검사들 뚝심·실력 중요"그러다 보니 특검, 특검보와 그 아래 파견검사들 간의 ‘인화단결’이 특검 수사 성패의 관건으로 작용한다.

한마디로 파견검사들 사이에서 특검과 특검보의 ‘영’이 제대로 서야 수사를 원활히 진행할 수 있고 국민적 의혹 해소 등 성과도 낼 수 있다는 것이다.

2016년 12월 출범해 지난해 초까지 활동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특검, 특검보와 파견검사들의 ‘찰떡공조’가 역대 최고의 성과로 이어진 대표적 사례다.

박 특검은 임명과 동시에 법무부에 윤석열 당시 대전고검 검사(현 서울중앙지검장)의 파견을 요청해 관철시켰다.

내로라하는 ‘특수통’인 윤 검사는 특검팀 파견검사 중 수석검사로서 수사팀장을 겸하며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을 파헤치는 ‘선봉장’을 맡았다.

윤 검사뿐만이 아니다.

한동훈(현 서울중앙지검 3차장검사), 신자용(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양석조(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김창진(현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장) 등 검찰 안팎에서 발군의 수사력을 인정받은 검사들이 대거 특검팀에 합류했다.

이들은 수사 기간 내내 박 특검, 윤 검사 등 지휘부를 철석같이 믿고 따랐으며 박 특검 역시 이들 파견검사의 의견을 각별히 존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강’ 무너지면 특검도 실패반면 특검, 특검보 등 지휘부와 파견검사들 간 갈등과 알력으로 특검이 좌초한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2004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 측근비리를 수사한 김진흥 특별검사팀은 특검보와 검찰에서 파견을 나온 현직 부장검사가 극심한 언쟁 끝에 폭행 사태까지 빚어졌다.

결국 김 특검팀은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해 ‘특검 무용론’이 제기되는 계기로 작용했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MBC PD수첩이 폭로한 이른바 ‘스폰서 검사’ 의혹을 수사한 민경식 특별검사팀 역시 지휘부와 파견검사 간 의견차가 커 여기저기서 불협화음이 노출됐다.

아무래도 수사 대상 대부분이 현직 검사이다 보니 파견검사들로선 ‘친정’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던 한계도 있다.

핵심 수사 대상인 모 검사장이 특검 사무실에 출석할 때에는 파견검사 중 한 명이 그가 기자들의 취재 공세에 시달리지 않도록 배려하고자 몰래 비밀 통로로 안내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특검팀 전체가 곤욕을 치렀다.

◆닻 올린 드루킹 특검 잘 될까?이번 드루킹 특검은 문재인정부의 서슬이 시퍼런 정권 초기에 불거진 의혹을 다룬다는 점, 김경수 경남지사 당선인 등 현 정권 실세가 여럿 연루돼 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혐의점은 드러난 게 없다는 점 등 때문에 벌써부터 ‘큰 성과가 없을 것’이란 회의론이 제기되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파견검사들의 ‘사기’도 별로 높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 문재인정부가 오는 2022년까지 검찰 인사를 몇 번을 더 할 텐데 특검 수사가 끝나면 친정으로 돌아와야 할 파견검사들이 어찌 (인사에) 신경을 안 쓸 수 있겠느냐"고 전했다.

윤석열, 한동훈 검사 등이 특검 파견을 마치고 서울중앙지검 검사장, 3차장검사 등 요직에 발령이 나 ‘개선장군’처럼 복귀한 박영수 특검 때와는 사정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검찰 고위간부 출신의 한 변호사는 "특검의 성패는 결국 파견검사들의 실력과 수사 의지에 달려 있다"며 "박영수 특검 때 보니 특검이 요청하는 검사를 법무부가 바로바로 파견해주고 하던데 이번에는 (수사팀장을 제외한) 12명 중 10명 먼저 보내고 2명은 나중에 보내는 등 시작부터 영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우려섞인 전망을 내놓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