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수사단, 수사초점은 / 문건작성 경위·보고라인 규명 집중 / 이철희 의원 위수령 관련 질의에 / 당시 한민구 장관 법리 검토 주문 / 합참 기존 업무 짜깁기 수준 그쳐 / 김관진 안보실장에도 보고 가능성전익수 공군본부 법무실장이 11일 국군기무사령부 계엄령 검토 문건 관련 특별수사단장에 임명되면서 수사의 초점은 문건 작성 경위와 보고 라인, 실제 행위 시도 여부에 쏠리고 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월 이석구 기무사령관으로부터 해당 문건의 존재를 보고받고도 4개월 가까이 침묵한 경위도 궁금증을 낳고 있다.

◆기무사 문건 내용은기무사가 지난해 3월 작성한 ‘전시 계엄 및 합수 업무 수행방안’은 10쪽짜리 문건으로 계엄령과 위수령 선포에 대한 내용이 들어 있다.

문건은 "촛불·태극기집회 등 진보(종북)-보수세력 간 대립이 지속되고 있다"며 "탄핵심판 결과에 불복한 대규모 시위대가 청와대·헌법재판소 진입·점거를 시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위수령과 계엄령 등 비상조치 유형을 설명하면서 가용 병력으로 6개 기계화보병사단, 2개 기갑여단, 6개 특전사부대 등을 언급했다.

합동수사본부가 보도 검열단과 합수본부 언론대책반을 운영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군 관계자는 "탄핵 판결 이후 치안이 극단적으로 불안해질 가능성을 가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왜 만들었나. 계엄 실행 의지는 있었나기무사의 계엄령 검토 문건은 지난 3월 불거진 촛불시위 당시 위수령을 검토했다는 문건과 연관이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2016년 11월과 2017년 2월 위수령 폐지에 대해 국방부에 질의하고 자료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민구 당시 국방부 장관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실 등에 위수령 관련 검토를 주문했다.

이 과정에서 작성된 문건들이 외부로 유출돼 지난 3월20일 공개됐다.

이를 두고 방송사인 JTBC와 SBS가 다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계엄령 관련 문건도 위수령에 대한 검토와 같은 맥락에서 기무사가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무사는 국방부 장관의 지휘를 받는 조직이다.

따라서 작성된 문건은 당시 지휘라인이었던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과 한 전 장관에게 먼저 보고됐을 것으로 보인다.

계엄령이나 위수령 같은 국가비상조치는 국방부 차원에서 결정할 수 없는 일인 만큼 김관진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보고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계엄령이 실제로 추진됐을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낮다.

기무사가 작성한 문건은 합참의 위수령 및 계엄 업무를 짜깁기한 수준으로 실행계획이라 부를 수 없는 수준이다.

그래도 실행 의지가 있었다면 일선 부대에 군사 이동에 대한 흔적이 남아 있어야 한다.

하지만 국방부는 지난 3월 군인권센터가 "탄핵 촛불 당시 위수령 검토 및 군 병력 투입, 무력진압 계획이 있었다"고 의혹을 제기했을 때 "국방부 감사관실이 수도방위사령부, 합참, 국방부, 특전사령부 등을 조사한 결과 군병력 투입이나 무력진압 관련 논의 내용을 뒷받침할 만한 자료나 진술은 없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송영무는 왜 침묵했나 국방부는 지난 3월 말 기무사로부터 해당 문건을 보고받았으나 수사대상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기무사 업무가 아닌 분야에 개입했으므로 월권이고, 문건에 담긴 당시 촛불집회에 대한 인식에 문제가 있어 기무사 개혁 근거가 됐다"고 전했다.

송 장관이 4개월 가까이 침묵한 것에 대해서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문제로 비화할 것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국방부는 이 의원이 해당 문건을 공개해 논란이 커지자 지난 6일 "국방부 검찰단이 문건의 작성 경위, 시점, 적절성, 관련 법리 등에 대해 확인 및 검토 후 수사전환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의 기존 판단과는 다른 부분이다.

청와대가 해당 문건에 대한 수사를 국방부 검찰단이 아닌, 독립적인 성격의 수사단을 별도로 꾸려 진행하라고 지시한 것이 문건을 둘러싼 국방부의 최근 행보에 대한 불신을 표시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박수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