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복종투쟁 나선 소상공인·자영업자들 / 인건비·재료비 인상·외식감소 ‘삼중고’ / “하루 10시간 일하고 月200만원 벌어 / 임금 인상땐 알바생 더 줄일 수밖에” / 올해 들어 편의점 증가폭 크게 둔화 / 외식업체 80% “경영상황 악화될 것”#1. 서울 강남구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모(49)씨. 최근 야간 아르바이트를 한 명 줄이고 본인이 직접 가게를 보고 있다.

쉬는 날 없이 아내와 교대로 일하지만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240만∼250만원대. 이씨는 "아르바이트생 임금(120만원)을 주고 남은 수입으로 부부가 나누면 아르바이트생보다 못하다"며 "내년에도 올해만큼 (최저임금을) 올리면 진짜로 문을 닫아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상당수 편의점 점주들이 하루 10시간 이상 근무하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지만, 한 달 수입은 200만원 안팎"이라고 전했다.

#2. 경기 수원에서 개인 빵집을 운영하는 박모(55)씨도 최저임금 때문에 머리가 복잡하다.

박씨는 "지난해 3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다, 올 들어 주중과 주말 아르바이트생 2명을 고용하고 있다" 며 "최저임금이 또 오른다면 주말 아르바이트생을 해고하고 가족들과 일을 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시한을 코앞에 두고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다.

현장에서 온갖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는 소상공인들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고 토로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이 최저임금 인상과 맞물려 원재료비 상승, 외식 감소 등 ‘삼중고’에 내몰리고 있다.

최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외식업체 300곳 중 77.5가 올해 상반기 경영 상태가 매우 악화됐다고 답했다.

또 향후 경영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응답은 80를 넘었다.

경영난을 겪고 있는 외식업체들은 종업원 감축에 나서면서 올해 외식업체 1곳당 종업원은 평균 2명으로, 지난해(2.9명)에 비해 1명가량 줄었다.

서울 강남역 부근에서 분식집을 운영하는 김모(33)씨는 "지난해는 5명의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했는데, 올해는 4명으로 줄였다.내년에 최저임금이 올라가면 한 명을 더 줄여야 한다"며 "임대료 부담과 인건비 부담 때문에 장사를 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내년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편의점주들의 걱정도 태산이다.

한 편의점 점주는 "올해 들어 상당수 편의점주가 인건비 부담 때문에 본인이 직접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근무하고 있다" 며 "매출이 많지 않은 일부 점포는 알바생들이 점주보다 돈을 더 버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점주는 "편의점 한 곳당 야간 인건비로 평균 300만∼350만원이 들어가는데 내년도 최저임금이 또 오르면 400만원대, 심야 수당 1.5배 확대까지 적용되면 600만원이 될 수 있다"며 "야간에 600만원 매출을 못 내면 아예 심야 영업을 하지 않든가, 물건값을 더 받든가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올 들어 편의점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올해 상반기에만 최저임금 인상 여파로 편의점 순증(개점수-폐점수) 규모가 크게 줄어든 가운데, 향후 인건비 부담으로 문 닫는 편의점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주요 편의점의 올해 상반기 순증 점포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분의1 수준으로 감소했다.

편의점 CU의 순증 점포수는 작년 상반기 942개에서 올 상반기 394개로 확 줄었고 GS25(1048개→343개)와 세븐일레븐(346개→245개)도 급감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가파른 폭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진행된다면 인건비 부담을 못이겨 문 닫는 편의점이 줄을 이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