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모든 것을 쏟아낼 준비가 돼 있습니다."손아섭(30)은 2018 KBO 올스타전에서도 후반기 생각뿐이었다.

전반기 개인 성적(타율 0.354, 15홈런, 53타점)은 커리어하이까지 경신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팀 순위(전반기 8위) 탓에 마음 편히 축제를 즐길 수 없었다.

후반기 개시 직후부터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전 1개월가량의 시간을 승부처로 정한 손아섭은 "이 시기 주춤한다면, 시즌을 조기에 마무리할 수 있다"며 위기감마저 느끼고 있었다.

바람과는 달리 롯데의 후반기 초반 분위기는 썩 좋지 못하다.

후반기 첫 경기였던 17일 잠실 두산전 승리 이후 21일까지 내리 패해 4연패에 빠졌다.

손아섭의 타격감도 함께 주춤하고 있다.

후반기 5경기에서의 타율은 0.227(22타수 5안타)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3-4 석패로 마무리된 지난 21일 사직 SK전에서는 유의미한 기록을 달성했음에도 활짝 웃을 수 없었다.

5타수 1안타 1득점에 성공한 손아섭은 이로써 6시즌 연속 200루타에 성공했다.

KBO리그 역대 10번째 기록으로 준수한 기량에 꾸준한 기량까지 받쳐주지 않는다면 결코 달성할 수 없는 성과다.

리그 내에서 보여준 꾸준함 만큼은 최정상급인 셈이다.

그러나 지금 롯데에 절실한 것은 꾸준함보다는 클러치 능력이다.

4연패 기간 중 롯데팀 득점권 타율은 0.192(26타수 5안타)에 불과하다.

주자가 나선 상황에서의 타율 역시 0.224에 그쳤는데, 모두 리그 9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헐거운 마운드 사정 속에서도 그나마 타선의 힘으로 버텨왔던 롯데엔 최근 득점권 침체가 무척이나 뼈아프다.

최근 3번 타자로 나서는 일이 잦았던 손아섭도 팀의 득점권 침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연패 기간 중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단 한 차례도 안타(5타수 무안타)를 기록하지 못했다.

같은 기간 롯데 타자 중 가장 많은 기회를 맞이했음에도 침묵을 지켰다.

지난 21일 경기에서도 2차례의 득점권 기회에서 모두 범타로 돌아서며 팀의 패배를 막지 못했다.

올 시즌 주자 출루 시 강력했던 평소 기록(타율 0.352)과는 크게 상반된 모습이라 아쉬움은 더욱 진하다.

"후반기 개시부터 반등만을 생각하며 성적 스트레스를 기꺼이 짊어질 생각이다"라고 밝혔던 손아섭의 스트레스는 팀 타선 침체와 더불어 조금 더 심화 될 전망이다.

물론 매 경기 총력전을 각오한 만큼, 쉽게 포기할 생각은 없다.

롯데 역시 선수가 느끼고 있을 스트레스를 잘 알기에 손아섭이 하루빨리 득점권 침체를 끊어낼 선봉장으로 거듭나기를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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