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열질환자 10명 이상 숨져 / 2011년 통계 작성 이래 최다 / 피서객 늘며 수난사고 증가 / 서울·광주 등 곳곳 정전사태 / “재난관리 法에 폭염도 추가” / 행안부, 기존입장 바꿔 추진30도를 넘는 폭염이 열흘 넘게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온열질환으로 사상자가 속출하는 등 역대 최악의 폭염 피해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더위를 피해 바다와 계곡으로 시민들이 몰리면서 덩달아 수난사고도 늘고 있다.

정부는 체계적인 대응을 위해 폭염을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22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지난 20일까지 956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이 중 10명이 숨졌다.

2016년 당시 같은 기간에는 온열질환자 498명에 사망자는 3명에 불과했다.

통계를 작성한 2011년 이후 가장 많은 온열질환자가 생긴 2016년(2125명)의 발생 추이를 앞선다.

낮 최고기온이 35도를 넘어선 주말에 인명피해가 잇따랐다.

지난 21일 오후 12시17분 충남 홍성군 홍성읍 한 아파트 도로에서 자폐증 증상이 있는 이모(21)씨가 A씨 차 안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같은 날 경북 봉화군에서는 산에서 나무를 베던 A(56)씨가 열사병 증세로 쓰러져 숨졌다.

바다와 계곡을 찾은 피서객들이 물에 빠져 사망하는 사고도 빈발했다.

이날 오후 1시54분 강원 홍천군 서면 팔봉리 팔봉산유원지 홍천강에서 김모(68·충남 천안시)씨가 물에 빠져 구급대원에 의해 춘천 강남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앞서 이날 낮 12시30분 충북 괴산군 청천면 사담리 사담계곡에서 물놀이하던 고등학생 B(18)군이 물에 빠져 숨졌다.

가축과 양식장 물고기가 떼죽음을 해 농가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전남 함평군 주포항 인근 해상 가두리 양식장에서 돌돔 5만여 마리가 폐사해 약 10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으로 폭염으로 떼죽음한 가축은 110만6000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86만4335마리보다 1.3배 많았다.

피해액은 74억5600만원으로 추정된다.

전국 곳곳에서 정전 사태도 속출했다.

지난 21일 오후 10시10분쯤 광주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는 전력 과부하로 구내 설비가 고장 나면서 9개동 756가구에 전기 공급이 2시간가량 끊겼다.

같은 날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의 한 아파트에서는 전력 과부하로 변압기가 고장 나면서 2시간가량 1000여 가구에 전력 공급이 중단됐다.

이날 오후 3시7분 충북 영동군 추풍령면 경부고속도로 부산 방면 추풍령휴게소 인근에서 도로가 5∼10㎝가량 위로 부풀어 오르면서 7에 걸쳐 균열이 생겼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12대의 차량 타이어와 하부가 파손됐다.

앞서 전날 오후 2시쯤 전남 광양과 여수를 잇는 이순신대교 1차로에서 길이 3.5, 폭 20㎝ 크기의 균열·들뜸 현상이 발생했다.

복구팀은 균열이 발생한 도로를 통제해 2시간 만에 복구했다.

이날 서울 공식 관측기록은 38도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1994년 이후 7월 기온으로는 최고다.

공식기록은 아니지만 자동기상관측장비로 경기 여주 39.7도, 경기 안성 39.5도, 서울 서초구 39.3도를 찍었다.

정부는 폭염을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의 자연재난에 포함하는 의견을 국회에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안전부는 그동안 지역과 환경의 영향을 많이 받는 폭염 특성상 피해 원인을 규명하기 어려운 점과 예측 가능성을 들어 폭염을 재난으로 지정하는 데 부정적이었다.

행안부 관계자는 "법이 개정되면 각 부처 역할도 구체화하고 온열질환 피해 보상 등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창훈·윤지로 기자,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