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오후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에 마련된 정의당 고(故) 노회찬 의원의 빈소에는 정계 인사를 비롯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드루킹’ 측으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은 의혹으로 특검 소환 수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의원의 빈소인 터라 조문객들은 하나같이 비통한 표정이었다.

이들은 좀처럼 입을 떼지 못한 채 주로 눈짓이나 고갯짓으로 인사를 주고받았다.

이정미 대표를 비롯한 정의당 의원 5명은 노 의원의 별세가 확인되자마자 빈소가 마련된 특1 호실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긴급회의를 열어 장례절차를 논의했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 민주평화당 정동영 의원은 공식 조문 개시 시간인 오후 5시에 앞서 장례식장을 찾아 고인을 추모했다.

특히 전날인 22일까지 노 의원과 함께 미국에 다녀온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은 오후 6시쯤 검은 양복과 넥타이의 상복 차림을 한 채 무거운 표정으로 빈소에 들어섰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조문 후 "국가 안보와 국익을 위해 마지막 순간 미국에서 최선을 다하신 고인의 모습을 모두 잊을 수가 없다"며 "특히 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랑 저랑 노동운동 이야기하면서 상당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갑자기 비보를 접해 충격"이라고 밝혔다.

정의당과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했던 민주평화당 장병완 원내대표도 "미국에서도 옆자리에 앉으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눴는데 방미 일정 관련된 것 외에는 본인 이야기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며 "그러한 낌새를 전혀 알아챌 수가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홍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문희상 국회의장도 앞서 빈소를 찾아 한국 진보 담론을 앞장서서 이끈 노 의원의 생전 삶을 기렸다.

문 의장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느끼고, 엄청난 충격이다"며 "노 의원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그리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 의원은 정치의 본질이 망가진 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에 서야 된다고 생각했던 정의로운 사람이었다"며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 사라지지 않을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도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과 자유한국당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 평화당 조배숙 대표, 민주당 박홍근·홍익표·강병원·진선미 의원,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방송인 김구라 등이 조문했다.

노 의원 빈소는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 추미애 대표, 한국당 김 비대위원장, 바른미래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보낸 조화로 가득 차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한편 정의당은 이날 최석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노 의원의 장례식을 5일간 정의당장(葬)으로 치르고 상임장례위원장으로 이정미 대표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 의원의 유서 1통도 공개했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