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마라톤조사서 혐의 전면부인/“유력한 증거 있었다 생각 안해”/ 특검, 재조사후 영장청구 정할 듯/ 1차 수사 시한 고작 17일 남아/ 송인배 등 연루 비서관 수사 차질/“기한 연장 등 정해진 바 없다”김경수(사진) 경남지사의 ‘운명’이 결정되는 시점이 재소환조사 이후로 미뤄졌다.

‘드루킹’ 김동원(49·구속)씨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허익범 특별검사팀이 김 지사를 다시 한 번 불러 조사한 뒤 신병처리 방침을 최종 결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 경우 드루킹 의혹에 연루된 다른 정치인들 수사 일정이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특검팀 대변인 박상융 특검보는 7일 "김 지사 조사가 끝나지 않았다"며 "빠른 시일 내에 변호인과의 협의를 통해 김 지사를 2차로 소환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 특검보는 "준비한 질문이 많이 남은 상태에서 조사가 한 번으로 끝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김 지사 역시 이를 받아들여 재소환 통보에 응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은 전날 오전 9시30분 소환한 김 지사를 상대로 자정을 넘겨 이날 오전 3시50분까지 14시간 넘게 ‘마라톤’ 조사를 했다.

특검팀은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에 공모했는지, 드루킹 측에 고위 외교관직을 제안하는 방법으로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하지만 김 지사는 특검팀이 제시한 모든 자료에 대해 "나는 전혀 모르는 일"이란 반응을 보이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지사는 조사를 마치고 특검팀 사무실을 떠나며 취재진에게 "충분히, 소상히 해명했다"며 "특검에서 유력한 증거나 그런 게 확인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팀은 남은 1차 수사기간 18일 중 김 지사를 재소환한 뒤 미처 확인하지 못한 의혹들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2차 소환조사를 앞두고 드루킹 및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의 진술과 이동식저장장치(USB) 등 그동안 확보한 증거 등를 토대로 김 지사의 진술에 모순점이 없는지 분석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특검팀이 확보한 각종 증거와 김 지사 진술이 현재까지 팽팽한 평행선을 달리는 데다 김 지사 측근에 의한 증거 인멸 우려가 상존하는 만큼 구속영장 청구 가능성이 있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다만 현직 도지사가 구속되면 도정에 공백이 생기고 김 지사가 조사에 협조적이란 점 등을 감안하면 법원의 영장 발부를 자신할 수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허 특검은 구속영장 청구에 대해 "너무 앞서가지 말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청와대 송인배 정무비서관과 백원우 민정비서관 등 다른 정치권 인사들 수사에 ‘비상’이 걸렸다.

법조계 안팎으로는 이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이지만 1차 수사기간 만료일이 오는 25일이란 점을 감안할 때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검팀 관계자는 향후 이들의 수사 일정에 대해 "아직까지 정해진 바 없다"고만 말했다.

수사기한 연장 요청에 대해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고 검토된 바도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특검팀이 드루킹의 최측근인 경공모 회원 도모(61) 변호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한 것은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도 변호사는 드루킹이 김 지사에게 오사카 총영사로 추천한 인물로 지난 3월 백 비서관과 실제 면담을 한 바 있다.

이때문에 그의 신병확보는 청와대 인사에 대한 특검 수사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도 변호사에 대한 영장 발부 여부는 법원의 영장심사를 거쳐 8일 밤 늦게 결정될 예정이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