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그래도 잘 해주지 않겠나.” 최근 LG의 좌완 투수 차우찬(31)을 언급할 때마다 류중일 LG 감독이 버릇처럼 내뱉는 말이다.

7월 이후 차우찬의 부진은 심각한 수준이다.

7월부터 9일까지 5차례 등판해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은 14.51에 달한다.

지난달 24일에는 고관절 부상으로 1군에서 말소돼 휴식기를 가졌지만, 부진을 탈출하는 데는 어떠한 도움도 되지 못했다.

복귀전이었던 지난 4일 잠실 SK전에서 4이닝 7피안타(1피홈런) 8실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설상가상으로 차우찬이 주춤하면서 LG의 선발진도 휘청이고 있다.

8월 LG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8.21로 리그 최하위다.

그나마 믿고 맡길 수 있었던 외국인 투수 타일러 윌슨까지 팔꿈치 통증으로 전열에서 이탈해 있어, 고민만 더해간다.

선발진이 부진하니 팀 성적도 좋을 리 없다.

9일 현재 LG는 8연패 중이며, 5할 승률(53승 56패 1무)도 붕괴한 지 오래다.

특히 11일 잠실 삼성전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LG와 승차가 없는 6위 삼성에 패한다면, 그 즉시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마저 내줘야 한다.

어떻게든 승리를 따내야 순위 유지가 가능하다.

따라서 ‘친정팀’을 상대하는 차우찬의 어깨가 무겁다.

안고 있는 통증도 없고, 문제가 됐던 구속도 시속 140㎞ 중반까진 끌어올렸지만, 관건은 제구다.

류 감독은 “아무리 빠른 공을 던진다고 해도 중요한 것은 제구다.

안타를 맞지 않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차우찬의 발목을 잡아왔던 구종은 직구보다는 변화구였다.

특히 주 무기인 슬라이더가 밋밋하다.

슬라이더의 시즌 피안타율은 0.319였는데 나름대로 재정비를 마치고 등판한 지난 4일 SK전에서도 슬라이더의 피안타율은 0.556에 달했다.

당시 김강민에게 허용한 만루홈런 역시 슬라이더에서 비롯됐다.

제구가 문제라는 류 감독의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다.

류 감독은 “선수를 믿지 않는다면 어쩌겠는가”라며 계속된 애제자의 부진에도 변함없는 신뢰를 보여 왔다.

그러나 10일 경기에서도 재차 부진하다면 감독의 굳건한 신뢰를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신뢰 보답은 물론 연패 탈출이란 막중한 책임감 속에서 친정팀을 마주할 차우찬이 고생 끝에 극적으로 미소를 되찾을 수 있을까.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