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관련해 김경수 경남도지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이에 따라 '드루킹' 특검은 무리한 정치적 수사를 강행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45·사법연수원 26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8일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이 밝힌 구속영장 기각 사유는 △공모 관계의 성립 여부 및 범행 가담 정도에 관하여 다툼의 여지가 있는 점, △증거인멸의 가능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한 점, △피의자의 주거, 직업 등이다.

이를 종합해봤을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김 지사가 현직 경남도지사인만큼 도주 우려가 현저히 낮고 앞서 두 차례의 검찰 소환에 적극적으로 응하는 등 조사에 협조적이었으며, 임의로 휴대폰을 제출하고 검찰이 압수수색 등으로 증거를 확보한 점에서 증거인멸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한 이후 '기각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과 함께 꾸준히 언급된 사유들이다.

이날 구속영장이 기각됨에 따라 특검은 무리한 '정치 수사'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앞서 특검이 제출한 구속영장은 검찰 공소장에 담긴 내용에서 새롭게 추가된 사항이 거의 없어, 그동안 특검이 확실한 물증이나 진술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특검의 수사 기간은 필요할 경우 30일을 더 연장할 수 있지만, 현재로서는 명분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특검은 김 지사의 구속을 계기로 수사 기간을 연장하고 송인배·백원우를 포함해 여당 및 청와대 인사에도 수사 영역을 뻗고자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본래 수사 기간은 60일로, 연장이 없다면 오는 25일 1차 수사 기간이 종료된다.

김 지사 구속영장 심사 결과에 따른 여야 공방 또한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17일 특검이 구속영장을 청구할 당시에도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를 '무리수'라 지적한 바 있다.

추미애 당대표는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전혀 없고 성실히 특검의 수사에 협조한 김 지사에게 무리하게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며 "드루킹 사건이 아니라 김경수 사건으로 엮고자 하는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말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특검은 스스로 공정성을 떨어트리는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며 "특검이 끝난 뒤라도 철저히 밝혀내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 강조했다.

이에 반해 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야당은 김 지사 구속이 '진실 규명을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 주장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국회가 국민을 대표해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처리한 특검법이다.특검 수사가 이뤄지고 있는데 민주당 지도부는 이 특검을 마치고 나면 다시 특검을 특검하겠다고 공갈·협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추미애 대표가 제출한 고발장에 드루킹의 댓글 작업은 국가의 근간을 뒤흔든 일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며 "피의자로 2번이나 특검 수사를 받은 사람이 떳떳한가"라고 지적했다.

야당 측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되더라도 재청구하는 방안과 함께 특검 연장을 주장한 만큼, 특검의 성패 및 김 지사를 둘러싼 여야 간 충돌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