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자카르타(인도네시아) 박인철 기자] 최악의 길을 뚫고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을까. 하루가 지났지만 충격은 여전하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 조별리그 E조에서 약체 말레이시아를 만나 1-2로 패했다.

변명의 여지 없는 패배였다.

방심이 부른 초반 실점으로 인해 선수단이 우왕좌왕했고 롱패스로 공격을 전개하는데 급급했다.

손흥민(토트넘)이 뒤늦게 투입했지만 이미 넘어간 분위기는 돌아오지 않았다.

조 1위는 물건너갔다.

조별리그는 승점이 같으면 승자승으로 순위를 확정한다.

말레이시아는 1차전 키르키즈스탄(3-1 승)에 이어 한국마저 격파하며 1위를 확정했다.

한국은 3차전에서 키르키즈스탄에 이겨도 2위로 16강에 오른다.

무승부, 혹은 패한다면 3위로 타 조와 승점을 따져 16강 진출을 논해야 한다.

원했던 토너먼트 시나리오도 재수정에 들어갔다.

애초 한국은 조 1위가 유력해 D조 2위와 16강에서 만날 것이 유력했다.

현재 D조는 일본과 베트남이 승점 6으로 나란히 공동 1위다.

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만나느냐,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만나느냐에 관심이 집중됐다.

물론 일본과 베트남 모두 만만한 상대는 아니지만, 조 2위로 오른다면 상대가 더 까다로워진다.

E조 2위는 F조 1위와 만나는데 이란과 사우디가 현재 승점 6으로 공동 1위다.

이란은 우리의 천적이다.

성인대표팀은 2011년 1월22일 AFC 아시안컵 승리(1-0 승) 이후 1무4패다.

7년 넘게 승리가 없다.

올림픽 대표팀도 2013년 12월29일 친선경기가 최근 전적인데 당시 이종호(울산)의 멀티골에도 불구하고 2-3으로 패했다.

사우디도 이번 조별리그에서 이란과 0-0으로 비기는 저력을 보여 만만치 않다.

혹여 두 팀 중 한 팀을 넘더라도 8강은 더욱 까다롭다.

이론대로 흘러간다면 상대는 우즈베키스탄이 유력하다.

김 감독이 이번 대회 가장 강력한 우승 경쟁국으로 꼽은 상대다.

지난 1월 AFC U-23 챔피언십에서도 한국이 1-4로 완패했다.

당시 우즈벡은 우승을 차지했다.

부담이 있다.

한국은 우승을 위해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잘츠부르크), 황의조(감바 오사카), 이승우(베로나), 조현우(대구) 등 김 감독이 원하는 카드를 모두 대표팀에 불렀다.

황희찬과 이승우는 계획보다 일찍 대표팀에 합류해 분위기도 올랐다.

전승, 완벽한 경기력으로 상대를 꺾겠다는, 꺾을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2차전 결과가 충격패였다.

작은 방심이 화를 부른다는 교훈도 얻었지만, 패배로 인한 젊은 선수들의 충격 여파가 오래 간다면 향후 경기력에도 지장을 미친다.

손흥민, 조현우 등 베테랑들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김 감독은 “우리가 자초한 험준한 길이다.

그래도 목표(우승)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말레이시아전 쓴약을 먹고 정신을 차렸을까. 우승 로드를 밟기 위해선 20일 키르키즈스탄전을 통해 다시 희망의 힘을 심어야 한다.

club1007@sportsworldi.com 사진=KF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