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앞둔 공연계 ‘주목 이 작품’ /2차대전 탈영병의 실화 ‘돼지우리’ / 명왕성 탐사대 다룬 SF연극 ‘X’ 등 / 해외 명작 4편 잇따라 국내 첫 선 / ‘동양의 햄릿’ 주목받은 ‘조씨 고아…’ / 초·재연 배우들 한자리서 연기대결 / ‘한밤중에…’ 英 NT 라이브로 재회‘볼 만한 작품이 줄었다.

’ 올 상반기 연극팬이라면 한 번쯤 떠올렸을 생각이다.

내·외부 요인으로 주춤했던 연극계가 가을을 앞두고 주목할 만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반격에 나선다.

우선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해외 작가들의 수작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손진책·최용훈 등 국내 대표 연출가들이 함께한다.

반가운 재공연작들도 있다.

초·재연 모두 화제가 된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9월 초 관객과 만나고,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영국 NT 라이브 버전으로 다시 볼 수 있다.

◆‘기대되네’… 탄탄한 극본의 신작들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해외에서 호평받았으나 국내에 소개되지 않은 극본 4편을 ‘베스트 앤 퍼스트’ 시리즈를 통해 소개한다.

극단 미추의 손진책 연출은 아돌 후가드의 ‘돼지우리’를 올린다.

후가드는 ‘남아공의 양심’이라 불리는 세계적 극작가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깊은 주제 의식으로 다뤄왔다.

‘아일랜드’ ‘메카로 가는 길’ 등 여러 작품이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후가드는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군을 탈출해 41년간 돼지우리에서 살았던 실제 사건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집필했다.

전쟁 중 탈영해 돼지우리에 숨어 사는 파벨과 이런 남편을 숨긴 채 전몰군인의 미망인으로 사는 아내 프라스코비야의 2인극이다.

9월 8∼22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연극계에서는 드문 SF연극도 만날 수 있다.

극단 작은신화의 최용훈 연출은 영국 극작가 알리스테어 맥도월의 ‘X’를 무대에 올린다.

명왕성에서 지구와 송신이 끊겨 지구로부터 연락만 기다리는 탐사대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맥도월은 1987년생 젊은 작가로 ‘영국 연극의 미래’라 불린다.

9월 14∼30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독일 극작가 롤란트 시멜페니히의 ‘아라비안나이트’는 전인철의 연출로 소개된다.

2001년 2월 슈트트가르트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작품으로 마법에 걸린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았다.

시멜페니히는 1967년생으로 독일에서 셰익스피어, 헨리크 입센과 함께 거론될 정도로 저명하다.

초현실적·환상적인 순간들을 현실과 교차시켜 그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보여준다.

이는 ‘스토리텔링 연극’이라는 새 장르로 정착됐다.

국내에는 그의 작품 중 ‘황금용’(Der Goldene Drache)이 2013년 초연돼 제6회 대한민국 연극대상 ‘최우수작품상’ ‘연출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제15회 ‘김상렬 연극상’ 등을 수상했다.

9월 4∼16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민새롬 연출은 9월 27일∼10월 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크리스천스’를 올린다.

미국 젊은 극작가 루카스 네이스의 작품이다.

주인공 폴은 10년 만에 교인 1000명이 넘는 대형교회를 일군 목사다.

10년 걸려 빚을 모두 청산한 날 폴은 지옥에 대해 교인들의 인식에 도전하는 파격적인 설교를 한다.

국내에서 인기 많은 일본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연극으로 만날 수 있다.

이달 21일부터 10월 21일까지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비발디파크홀에서 공연한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세계적으로 1200만부가 판매된 베스트 셀러다.

연출은 뮤지컬 ‘키다리 아저씨’ ‘여신님이 보고계셔’의 박소영이 맡았다.

◆다시 보니 더 반가운 재공연작들‘우환을 만들지도 당하지도 마시고 부디 평화롭기만을, 금방이구나, 인생은 그저 좋게만 사시다 가시기를.’억울한 누명으로 3대가 멸족당한 조씨 고아와 시골의사 정영의 복수기를 그린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이 다시 관객을 찾는다.

2015년 국립극단 초연 당시 화제몰이를 하며 동아연극상 대상,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등 각종 연극상을 휩쓴 작품이다.

중국 원나라 기군상이 쓴 고전을 연출가 고선웅이 각색·연출했다.

텅 비다시피 한 무대를 배경으로 복수를 부르는 인생의 비극과 복수 자체의 허망함을 보여주는 연출력이 빼어나다.

이 작품의 원작 ‘조씨고아’는 중국 4대 비극으로 서양에서는 ‘동양의 햄릿’으로 불린다.

고선웅은 각색을 통해 원작에 없는 인물인 ‘정영의 처’를 등장시켜 비극성을 끌어올렸다.

이번 공연에는 초·재연 배우들이 모두 함께한다.

여기에 국립극단 시즌단원 정새별이 공주 역에 더블캐스팅됐다.

9월 4일부터 10월 1일까지 명동예술극장.2015년 국내 초연 당시 인기를 끈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은 영국 NT 라이브로 다시 만날 수 있다.

NT 라이브는 영국 국립극장이 영미권 화제 연극을 촬영해 상영하는 프로그램이다.

국립극장은 9월 6∼9일, 11, 15일 달오름극장에서 ‘한밤중에…’를 상영한다.

이 작품은 영국 국립극장 작품 중 ‘워 호스’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익을 올린 작품이다.

지난해 1월 기준으로 총 1600회 넘게 공연했으며 런던에서 100만명, 세계적으로 250만명이 관람했다.

2013년 로런스 올리비에상 7개 부문, 2015년 토니상 5개 부문을 석권했다.

국내에서도 입소문만으로 5회 상영분이 매진돼 추가로 한 회차를 늘린 상황이다.

이 작품은 15살 자폐 소년 크리스토퍼가 이웃집 개를 죽인 용의자로 의심받자 특별한 재능을 발휘해 범인을 찾는 이야기다.

세상으로 나가는 소년의 모험을 다뤘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