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식구 감싸기 도 넘어… 더 이상 김명수 대법원장 못 믿겠다" / ’특별영장전담법관‘과 ’특별재판부’로 구성된 ‘특별법원’ 세워야이른바 ‘양승태 사법농단’ 특별법안이 과연 국회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까. 검찰이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부와 청와대의 부적절한 ‘재판 거래’을 파헤치고자 청구한 압수수색영장이 잇따라 법원에서 기각되고 있는 가운데 "특별판사를 임명해 영장심사와 1·2심 재판을 맡기자"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져 귀추가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양승태 사법농단’ 공동대응 시국회의(시국회의), 참여연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과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양승태 사법농단’ 특별법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박 의원 등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를 위해 청와대와 재판 거래를 시도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심지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대법관을 공관으로 불러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손해배상청구소송에 관해 논의한 정황도 드러났다"며 "그야말로 점입가경"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이 사법농단 수사를 위해 법원에 청구한 40건 이상의 압수수색영장 중 고작 3건만 발부됐다"며 "2013년 이후 연평균 압수수색영장 기각률이 2~3%임에 비춰볼 때 이런 일련의 기각이 법과 원칙에 따른 것인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현 김명수 사법부를 정조준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더욱 가관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일개 행정처 심의관이 작성한 문건에 따라 대한민국 대법관이 재판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범죄 혐의 자체를 믿을 수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셈이다.

또 강제징용·위안부 소송과 관련해 청구된 압수수색영장 중 참고인에 불과한 외교부는 영장이 발부되고, 당사자인 법관들은 영장이 기각됐다.

박 의원 등은 "법원 내 공모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수사를 방해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을 갖게 한다"며 "사법부라고 하여 검찰 수사의 예외가 아니라고 했던 김명수 대법원장의 말이 무색할 정도"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제 법원의 자정을 기대할 단계가 아니다"며 "법관이 방탄재판을 이용해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작태를 더 이상 두 손 놓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 등이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특별법안은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재판 거래 의혹을 비롯한 사법농단 사건에 한해 특별히 임명된 판사가 영장심사 및 1·2심 재판을 담당하게 하자는 것이 핵심이다.

특별검사에 대응하는 일종의 ‘특별법원’을 설치하자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검찰이 청구한 압수수색 등 각종 영장을 심사할 ‘특별영장전담법관’과 검찰이 기소한 사건의 1·2심 심리를 담당할 ‘특별재판부’로 구성된다.

여기에 1심 재판은 반드시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회견을 마친 박 의원은 국회를 향해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다해 사법부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임지봉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송상교 민변 사무총장, 염형국 서울지방변호사회 프로보노센터장, 윤순철 경실련 사무총장 등이 함께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