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7이닝 무실점 완벽투 ‘V5’ / 1회부터 150㎞ 가까운 직구로 정공법 / 콜로라도와 10번째 대결만에 무실점투 / 타선도 초반부터 ‘홈런포’ 가동 다득점 /‘선두 경쟁’ 다저스, NL 서부지구 1위로‘빅게임 피처.’ KBO리그 시절부터 류현진(31·LA 다저스)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다.

팀이 연패에 몰리거나 치열한 순위경쟁에 직면한 상태에서 등판하면 여지없이 호투를 펼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호투의 비결은 간단하다.

바로 스스로에게 씌운 봉인을 푸는 것. 평소 긴 이닝을 소화하기 위해 완급 조절을 하곤 하지만 큰 경기에는 ‘고단 기어’를 넣고 초반부터 강하게 던져 상대를 압도하는 피칭을 펼쳤다.

18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와의 홈경기 1회 마운드에 나선 류현진의 투구가 계속 140㎞ 후반 가까운 속도를 기록했다.

그동안 홈런을 3개나 내줬던 ‘천적’ 놀런 아레나도(27)와의 타석에서는 150㎞가 찍혔다.

평소 등판보다 확연히 빠른 구속으로 완급조절 없는 ‘큰 경기 모드’ 피칭을 하겠다는 의지를 읽을 수 있는 투구였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다저스와 콜로라도는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놓고 0.5게임차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콜로라도와의 마지막 맞대결 3연전의 첫 경기에서 패하면 자칫 포스트시즌 진출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토록 중요한 등판에서 류현진은 1회부터 혼신의 피칭을 펼쳤고 이는 경기 후반까지 계속됐다.

그리고 최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이날 류현진은 콜로라도를 상대로 7이닝을 던지며 콜로라도의 막강 타선을 4안타 무실점으로 막아 팀의 8-2 승리를 이끌며 시즌 5승째를 챙겼다.

그동안 콜로라도를 상대로 9경기 3승 6패 평균자책점 5.77로 약했지만 이날만큼은 상대 타선이 류현진의 투구에 맥을 못 췄다.

7이닝 동안 선두타자는 한 명밖에 내보내지 않았고, 2루 이상도 한 번밖에 허용하지 않았을 정도로 상대를 압도했다.

무엇보다 이날은 직구의 활용이 빛났다.

최근 등판에서는 변화구 비중을 높이며 완급조절까지 신경 썼지만, ‘확실한 승리’를 노린 이날 투구에서는 1회부터 150 가까운 직구를 적극적으로 구사하며 상대와 정면 승부를 펼쳤다.

이날 류현진의 93개 투구 중 35개가 직구다.

직구구사율이 올해 두 번째로 높은 37.6%에 달한다.

20홈런 이상 타자를 4명이나 보유할 정도로 장타력이 빛나는 콜라로도 타선이지만 오히려 망설임없는 직구 승부로 상대를 요리했다.

직구 승부가 통한 덕에 류현진은 콜로라도와 10번째 맞대결 만에 처음으로 무실점 투구를 했다.

류현진이 초반부터 상대 기선을 제압하자 타선도 이에 화답해 초반부터 다득점을 뽑아내 투수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번타자로 나선 족 피더슨(26)이 3안타 1홈런 3타점 대활약을 펼쳤고, 4번 타자 맥스 먼시(28)는 3회말 승부의 추를 완전히 기울게 하는 3점 홈런을 터뜨렸다.

본인의 호투와 타선의 폭발로 결국 류현진은 2014년 6월17일 이후 처음으로 콜로라도를 상대로 승리를 챙겼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2.18까지 낮췄다.

하루 전까지 0.5게임차 뒤진 지구 2위를 달리던 다저스는 이날 승리로 콜로라도에 지구 1위를 탈환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