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참을 수 있는 정도에요.” 손아섭(30)의 후반기를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시련’에 가깝다.

옆구리 통증을 비롯해 잔 부상에 시달렸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비롯해 8~9월 한 때 타격부진에 마음고생이 많았다.

최근 들어 가장 뼈아팠던 순간은 지난 19일 잠실 LG전이었다.

주루플레이 도중 오른쪽 새끼손가락이 꺾였던 손아섭은 상당한 고통을 호소했다.

인대 손상이었기에 당분간의 결장은 불가피했다.

지난 26일 사직 NC전을 통해 복귀했지만, 컨디션은 정상이 아니다.

“현재 아픈 곳 하나 없이 100%의 컨디션인 프로야구 선수는 없을 것이다”며 겸손을 보이지만 실제로 손가락에 붕대를 감은 채 타격 훈련과 경기를 소화한다.

경기 중에는 장갑을 착용해 드러나지 않을 뿐이다.

그럼에도 “뛰지 못할 통증이었다면 라인업에서 이미 제외됐을 것이다.

참을만하기에 뛰는 것이다”라고 설명한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별명인 ‘악바리’다운 모습이다.

분명 몸 상태는 정상이 아닌데, 타격 성적은 준수하다.

지난달 28일 고척 넥센전을 통해 선발 라인업에 재차 합류한 뒤, 3일까지 5경기에서의 타율은 0.609(23타수 14안타)에 달한다.

2홈런, 9타점은 덤이다.

부상이 오히려 최근 타격 고민을 풀어낸 열쇠가 됐다.

손아섭은 “그동안 타격 시, 힘이 과하게 들어가 문제가 됐었는데, 손가락 부상 이후 통증을 최소화 하려다 보니 오히려 힘을 빼고 칠 수 있게 됐다.

중심에 잘 맞춰야 통증이 덜해, 콘택트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전화위복’이라는 표현이 절로 떠오르는 요즘이다.

손아섭의 맹활약 덕분에 롯데 역시 뒤늦게나마 흥이 올랐다.

최근 13경기에서 10승 3패를 기록했다.

9월 한때 5위 팀과의 격차가 8경기까지 벌어졌지만, 이젠 다르다.

3일 기준 7위인 롯데는 5위 KIA를 2경기 반 차로 추격 중이다.

KIA와의 4차례 맞대결이 남아 있기에 ‘기적’이 따른다면 역전도 가능하다.

그러나 “6~10위는 모두 동일한 순위나 마찬가지다”며 일희일비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가을야구를 위해 통증도 기쁨도 모두 뒤로 미룬 손아섭에겐 오직 근성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swingman@sportsworldi.com 사진=OS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