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 택시 운전사 A씨는 술에 취한 승객 B씨를 태우고 이동 중이었다.

만취한 B씨는 욕설을 하며 내리겠다고 행패를 부렸고, 승강이를 벌이던 A씨는 B씨를 자동차 전용도로에 하차시켰다.

방향감각을 잃고 도로를 헤매던 B씨는 다른 차량에 부딪혀 그 자리에서 숨졌고, A씨는 유기 치사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새벽에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들 중에는 취객들이 많습니다.

이들은 종종 욕설을 하거나, 잠깐 정차를 하라는 등 무리한 요구를 하는 일이 있는데요. 그럼에도 택시 운전사는 승객들이 사고에 처하지 않도록 도와줘야 합니다.

만약 술에 취한 승객을 그대로 방치해 숨졌다면 유기 치사죄의 처벌을 받게 될 수 있는 탓입니다.

유기 치사죄는 유기죄를 범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르렀을 때 성립됩니다.

유기죄란 노인이나 어린이가 질병 등으로 구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법률상 또는 계약 의무가 있는 이가 보호하지 않으면 성립합니다(형법 271조). 유기죄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4가지 요건이 충족돼야 합니다.

유기의 주체자가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를 보호해야 할 ▲법률상 또는 계약상 의무가 있는 자여야 합니다.

대표적인 법률상 보호 의무는 친족간 부양과 친권자의 자녀에 대한 보호 등이 있으며, 계약상 보호 의무에는 간호사, 간병인 등이 해당합니다.

▲노유(老幼)와 질병 등 기타 사정으로 부조를 요하는 사람이 존재해야 합니다.

‘부조를 요하는 사람’은 신체적, 정신적 장애 등으로 타인의 조력 없이는 자신의 생명과 신체에 대한 위험을 스스로 극복할 수 없는 이를 뜻합니다.

▲유기라는 행위가 존재해야 합니다.

이는 도움을 요하는 사람을 보호가 없는 상태에 두어 생명과 신체에 위험을 가져오게 하는 행위를 가리키며, 적극적으로 위험에 빠지도록 하는 행위 이외 방치를 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마지막으로 ▲유기에 고의가 존재해야 합니다.

이 같은 요건들을 충족해 유기죄가 성립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합니다.

유기죄를 범해 피해자가 사망에 이른다면 유기 치사죄가 성립되며 가해자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합니다.

위 사례에 대해 재판부는 다음과 같이 A씨의 유기치사 혐의를 인정했습니다.

"택시 기사는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태워 줄 의무가 있는데, A씨는 피해자 B씨를 야간에 자동차 전용도로에 유기해 책임이 가볍지 않다.다만 술에 취한 B씨가 먼저 하차를 요구한 점, 욕설을 하는 등 B씨를 하차시키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사정이 있다는 점,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을 감안했다."(광주지법 2017고합146판결)A씨는 택시 운전사로서 승객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태워 줄 계약상 주의 의무가 있고, B씨는 사건 당시 만취한 상황으로 형법의 ‘부조를 요하는 사람’에 해당했습니다.

또한 A씨는 심야 시간대에 B씨를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하차시키면 다른 자동차에 의해 사고를 당할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상황임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정황을 참작한 재판부는 A씨의 유기 치사죄를 인정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80시간의 사회봉사 명령을 선고했습니다.

유기 치사죄는 실제 사건에서 그 단독으로 문제되기보다 다른 죄와 결부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전문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해결하기에는 복잡한 부분이 많은 만큼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원활하게 사건을 해결하길 권합니다.

김영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 youngjin.kim@barun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