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셈서 獨 메르켈·英 메이와 회담 예정 / 유럽 두 강국에 필요성 적극 설파할 듯 / 국제사회 “제재 풀기엔 시기상조” 분위기 / 마크롱도 “北 비핵화 의지 먼저 보여야”문재인 대통령의 유럽 순방 초점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 공론화’에 맞춰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프랑스·로마 다음 순방지인 벨기에에서 열리는 아셈(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회의 참석을 계기로 19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각각 정상회담을 한다.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행사하는 두 강대국 정상을 만나 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 및 평화체제 구축작업의 현황을 설명하며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설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 차례에 걸친 남북정상회담으로 유럽에서도 주목받고 있는 문 대통령은 유럽 첫 순방지인 프랑스 파리에서부터 북한 비핵화를 촉진할 ‘당근’으로 대북제재 완화 필요성을 강조하기 시작했다.

유럽 순방 직전 영국 BBC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가 되돌릴 수 없는 상태까지 왔다고 판단되면 (대북제재를) 완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고 대북제재 완화 가능성을 처음 언급한 문 대통령은 이후 조금씩 수위를 높였다.

지난 15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선 "적어도 북한의 비핵화가 되돌릴 수 없는 단계에 왔다는 판단이 선다면 유엔 제재의 완화를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더욱 촉진해야 하며, 마크롱 대통령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이 같은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도 내놓은 상태다.

프랑스 언론과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나의 9월 방북 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세계 언론 앞에서 핵무기도, 핵위협도 없는 한반도를 만들겠다고 직접 발표한 바, 비핵화는 이제 북한 내부에서도 공식화되었다"며 북한의 비핵화를 신뢰할 5가지 이유까지 설명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아직 "제재 완화는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당장 문 대통령으로부터 ‘적극적 역할’을 요청받은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의지, 미사일 계획을 폐기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를 기대한다"면서 "그때까지는 유엔 안보리 제재를 계속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남북, 북·미 대화를 지지하지만, 북한 핵은 국제사회의 큰 위협요인이며,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진 대북제재가 가해져야 한다는 게 프랑스의 입장이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대북제재 완화란 의제를 국제사회 공론의 장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게 청와대 판단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을 만나 "(제재 완화는) 되돌릴 수 없는 단계로 가기 위해서도, 그 단계가 확정되기까지 가는 과정에서도 필요하다"며 "(제재 완화와 비핵화는) 상호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적인 성향의 르피가로도 이날 한·프랑스 정상회담을 분석한 칼럼에서 문 대통령의 비핵화 촉진을 위한 대북제재 완화 노력을 소개하며 "문 대통령이 옳다.북한이 비핵화의 길을 가기 위해선 구체적으로 무엇이라도 이득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파리=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