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손자’ 이정후(20·넥센 히어로즈) ‘가을 남자’로 거듭나고 있다.

이정후는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프로야구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4타수 1안타 1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타석에서도 준수했지만 그가 빛난 건 수비에서였다.

7회초 무사 1루에서 KIA 최형우가 좌중간으로 멀찍이 날린 공을 좌익수 이정후가 빠른 속도로 달려가더니 미끄러지면서 잡아냈다.

‘슬라이딩 캐치’를 선사한 이정후는 재빠르게 공을 2루로 던졌다.

1루 주자였던 나지완은 2루를 돈 상태였다.

넥센 수비진은 나지완에 몸에 태그했고 결국 이정후가 더블 아웃을 이끌어냈다.

이 호수비 덕에 추가실점 없이 넥센은 이닝을 마쳤고 결국 역전 드라마를 그려냈다.

KIA 공격이 끝나고 이어진 7회말, 선두타자는 이정후였다.

앞선 세타석에서 안타를 못쳤던 이정후는 7회말 우전 안타로 포스트시즌 첫 히트를 신고했다.

이어 서건창의 타구가 우중간을 가르자 빠른 발을 활용해 홈까지 내달렸다.

이정후 덕에 역전을 막은 넥센은 이정후의 타격과 발로 다시 앞서나가는 점수를 뽑았다.

이정후는 8회초 대타 유민상의 파울 타구를 펜스 근처에서 잡아내며 팀의 리드를 지켰다.

지난해 넥센에 입단한 이정후는 2년차들이 부진을 겪는다고 생긴 ‘2년차 징크스’를 겪지 않을 정도로 출중한 기량을 이어갔다.

459타수 163안타(타율 0.355)로 시즌 타율 3위에 오른 그는 처음 밟은 가을무대에서도 한 치의 떨림 없이 제 기량을 뽐냈다.

올 시즌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군 문제까지 해결한 그는 더 창창한 앞길을 예고했다.

이정후는 7회 호수비에 대해 "솔직히 놓쳤어도 괜찮았다고 생각하는 게 워낙 어려운 타구였다.놓쳤어도 솔직히 나는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면서도 "아시안게임 결승전, 신인 개막전 때도 안 떨었는데 프로에 와서 처음으로 긴장했다.그 공을 잡았을 때 긴장이 딱 풀렸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포스트시즌 첫 경기라 꼭 이기고 싶었다.아버지께서 포스트시즌 때는 무조건 자신있게 해야한다"며 "쫄지 않고 심장이 큰 사람이 이긴다고 말씀해주셨다.정규리그 때와 다르게 이겼을 때 오는 쾌감이 달랐다"고 감격해 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