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관광객 전용 교통카드로 지난해 출시… 실사용 1.5% 불과 쇼핑금액 할인율 10% 안팎으로 면세점 비치된 할인쿠폰과 비슷 앱카드, 안드로이드 전용 제작 iOS 유저는 사용할 수도 없어[정희원 기자] “한국 교통카드요? 그냥 티머니 카드 사시면 됩니다.

” 해외여행을 앞둔 사람이 반드시 체크하는 요소가 해당 국가의 ‘대중교통 패스권’이다.

이곳저곳을 관광하는 여행객에게 합리적인 이동을 돕는 대중교통 정기패스권·교통카드는 ‘필수템’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뉴욕의 메트로카드, 영국의 런던패스, 일본의 스이카, 홍콩의 옥토퍼스카드를 들 수 있다.

이들 교통카드는 관광객만을 위한 것은 아니고, 해당 국가에서 쓰는 교통카드를 외국인에게도 판매하는 것이다.

이와 달리 한국에는 다소 독특한 외국인 관광객 전용 교통카드가 있다.

지난해 1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방문위원회(이하 한방위)가 야심차게 내놓은 ‘코리아투어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기존 티머니 교통카드에 주요 관광지·쇼핑 할인혜택을 더해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겠다는 취지로 제작됐다.

문체부는 코리아투어카드를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패스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올해 편성된 국내외 홍보사업 예산은 약 3억6000만 원에 달한다.

하지만 성적은 지지부진하다.

문체부와 한방위가 코리아투어카드를 운영한지 2년째 접어들었지만, ‘한국 대표 관광패스’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시선이다.

◆코리아투어카드 실사용 관광객 1.5%… 일본은 33% 우선 카드 실사용자 수가 적다.

조사 결과 코리아투어카드는 지난 9월 기준 30만 장 판매 기록을 돌파했다.

이를 두고 문체부와 한방위는 ‘독보적인 성적’이라고 강조했다.

분명 많은 숫자지만 실제로는 어떨까. 2017 외래관광객실태조사 결과 2017년 방한 입국자수는 1334만 명, 올해 상반기엔 722만 명으로 2년간 국내에 약 2056만 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들어왔다.

이 중 카드를 구입한 사람은 30만 명으로, 결국 약 1.5%만이 이를 활용한다는 의미다.

이는 옆나라 일본과 대조된다.

JR동일본 조사결과 지난해 방일 외국인 33%가 스이카 교통카드를 사용했고, 인지도 조사결과 81%의 외국인 관광객이 ‘스이카를 잘 알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인지도 낮고 매력 없는 쇼핑혜택… ‘성에 안차’ 반면 코리아투어카드의 경우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이를 잘 안다고 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관광객이 카드를 사용하려고 내밀어도 정작 ‘이건 무슨 카드죠?’라며 곤란해 하는 사례도 적잖다.

카드 인지도가 저조하다보니 한방위도 대학생 홍보대사인 미소국가대표가 코리아투어카드를 적극 홍보하도록 나서고 있다.

유튜브·인스타그램·블로그 등 SNS 채널의 코리아투어카드 콘텐츠는 대부분 대학생 홍보대사들의 열정이 담긴 게시물들이다.

코리아투어카드가 외면받는 것은 ‘혜택의 부재’ 탓이 크다.

관광지·쇼핑 일부 할인이 가능하다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 티머니와 똑같은 기능을 하는 게 전부여서 굳이 이 카드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게 관광객들의 입장이다.

더욱이 일반 티머니 교통카드는 2500원, 코리아투어카드는 4000원이다.

1500원의 차이는 코리아투어카드의 관광지·쇼핑 할인 기능에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카드 사용 가맹점은 내국인조차 잘 찾지 않는 곳이 다수이다보니 이에 불만을 가진 관광객이 적잖다.

현재 코리아투어카드를 쓸 수 있는 곳은 전국 195개 브랜드다.

2만 개 이상 카드 제휴 가맹점이 있는 홍콩의 옥토퍼스카드와 차이가 난다.

코리아투어카드는 ‘쇼핑할인’의 일환으로 주요 면세점과 제휴를 맺고 있지만 매력 없는 할인율로 외면받고 있다.

주로 웰컴드링크 1잔 제공, 10% 안팎 쇼핑금액 할인을 제시하는데 이는 면세점 내부에 비치된 할인쿠폰과 비슷한 수준이다.

도쿄 시나가와구에 거주하는 야마시타 카오리(26) 씨도 최근 한국여행을 왔다가 쇼핑혜택이 있다는 말에 코리아투어카드를 구매했다가 실망한 기억이 있다.

그는 “한국에서 쇼핑하는 것을 좋아해 카드를 구입했지만 내가 원하는 곳에는 혜택이 적용되지 않았고, 제휴 가맹점은 둘러볼 만한 곳이 많지 않았다”며 “개인적으로는 라인·카카오프렌즈 등 한국 캐릭터·아이돌 가수와 콜라보레이션으로 제작된 티머니카드가 더 좋았다”고 말했다.

현실이 이렇다보니 트립어드바이저나 레딧 등 해외 커뮤니티에서 티머니와 코리아투어카드 중 어떤 것을 살지 물어보는 글에는 대부분 “별 차이 없으니 기본에 충실한 교통카드인 티머니를 사라”는 조언이 달리는 실정이다.

한국방문위원회 관계자는 “코리아투어카드가 아직 나온지 1년 반밖에 되지 않다보니 개선해나가야 할 점이 있다는 것은 인지한다”며 “하지만 서울디스커버리카드 등 다른 관광카드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성장률은 가장 높고, 관광객들이 만족스럽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 교통카드를 넘어 관광카드로 성장하기 위해 관광지·지역자치단체·쇼핑센터 등과 연계해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모바일 앱카드, iOS 유저에겐 ‘그림의 떡’ 문체부와 한방위는 최근 ‘IT강국’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모바일 코리아투어카드를 선보였지만 이렇다 할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앱카드가 안드로이드 전용으로 제작돼 iOS 유저는 사용할 수 없어서다.

홍콩 관광객 클레어 리(26) 씨는 “앱카드를 다운받으려고 했지만 안드로이드 유저가 아니라 사용할 수 없었다”며 “외국인을 대상으로 만든 카드라면서 해외 스마트폰 유저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듯 해 아쉽다”고 토로했다.

한국방문위원회 관계자는 “아직 애플 측과 정책협의가 이뤄지지 못해 안드로이드버전 카드부터 선보이게 됐다”며 “위원회도 스마트카드를 주로 사용하는 젊은 해외 관광객들이 아이폰을 많이 쓰는 것을 알고 있어 아쉽지만, 협의가 진행 되는대로 iOS버전 앱카드를 마련해 고객 불편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