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사위, 법무부 국감서 충돌 / 한국당 “재판 농단·법치 훼손” 비판 / 與 의원들 반발… 오전 파행 이어져 / 박상기 법무 “향후 법률 따라 검토”/ “재판이 다 끝나는 때 단행할 것”12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는 "제주도 강정마을 주민들 사면복권을 검토하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발언을 놓고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며 파행을 빚었다.

청와대는 "사면복권의 원칙만 정해져 있고 구체적 대상 등은 법무부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장제원 의원은 법무부 국감 시작에 앞서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대통령이 (전날 제주도에서) 어처구니없는 말을 했다.제왕적 권력을 휘두르고 왔다"고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어 "재판이 아직 안 끝났는데 사면을 논하는 건 재판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로 ‘재판 농단’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같은 당 이은재 의원도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은 맨 처음 노무현정부가 추진한 것"이라고 거들었다.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이 지금의 문 대통령임을 강조한 것이다.

이에 조응천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 발언 거리가 아닌 걸 갖고 회의 진행을 안 되게 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여야 의원들 간의 공방이 가열하면서 오전 국감은 차분한 정책 질의 없이 고성만 오가다 막을 내렸다.

정회 후 오후 2시20분쯤 재개된 국감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 요청을 받은 박상기 법무장관이 사면권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란 전제 아래 "(대통령 발언은) 강정마을 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을 치유하는 차원에서 언급하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향후 문제가 구체적으로 떠오르면 관련 법률에 따라 검토할 생각"이라고 밝혀 공방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후로도 야당 의원들은 "폭력시위 전과자들의 사면복권은 불법을 조장하고 대통령 사면권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공세를 이어갔다.

한편 문 대통령이 언급한 강정마을 관련 사면 언급에 대해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강정마을 재판이 다 끝나는 때에 사면복권을 단행한다’라는 정도의, 현재로서는 원칙적인 입장이 정해져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런데 사면복권이라고 하는 것이 모두 다 일괄적으로 어느 정도 적용이 될 수 있을지는 법무부에서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사면 시기 및 범위 등에 대해서는 "마을 주민이라고 하는 것을 어디서 어떻게까지 구별할 수 있을지, 이주시기로 할 것인지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가 있을 것 같다.좀 더 구체적으로, 사안별로 따져봐야 될 것"이라며 "대법원이, 사법부가 빠르게 절차를 진행해 주면 그게 종료가 되는 때에 맞춰서 사면복권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민영·박성준 기자 goodpoint@segye.com